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ETF가 이번 주 단 48시간 동안 약 11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빨아들였다. 온체인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의 IBIT와 ETHA 펀드는 통상적인 신규 발행(creation) 절차를 통해 각각 비트코인 11,098개, 이더리움 132,769개를 확보했다.
이 매수 흐름은 룩온체인(Lookonchain)이 포착했다. 룩온체인은 대형 기관 커스터디언과 상장지수펀드에 연계된 지갑 흐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곳이다. 이번 이틀간의 매집 규모는 블랙록 암호화폐 ETF가 출시 이후 기록한 가장 공격적인 매집 구간 중 하나로 꼽히며, 8월 중순부터 후반까지 이어진 더 넓은 기관 자금 유입 흐름의 한복판에 자리한다.
몇 주째 이어진 유입 행진의 일부
이번 48시간 매수 랠리는 독립적으로 벌어진 사건이 아니다. IBIT 하나만 놓고 봐도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거래 세션에서 5억 8,850만 달러를 끌어모았고, 같은 기간 ETHA는 이더리움 상품으로 2억 1,270만 달러를 유입시켰다. 이 흐름은 다음 주까지 이어져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합산 유입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섰고, 여러 트래커들은 이를 4월 이후 이 카테고리 최고의 한 주였다고 평가했다. 블랙록은 그 주 비트코인 ETF 수요의 약 80%를 차지하며, 올 초 부진했던 자금 흐름 이후 디지털 자산 시장에 재진입하는 기관들의 주된 창구로서 IBIT의 입지를 다시 한번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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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을 피하지 않고 그 속에서 매수
이번 타이밍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블랙록의 매집 구간이 극심한 가격 변동성과 거의 정확히 겹쳤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국채·규제 호재로 급등했다가 며칠 뒤 격렬한 플래시크래시로 수백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순식간에 지워버렸다. 그런 격변 속에서도 지속적인 ETF 신규 발행이 이어졌다는 건, 이 매수세가 단기 랠리를 좇는 트레이더가 아니라 프로그래밍된, 장기 시야를 가진 기관 자산배분에서 나온다는 신호다. ETF 지분에 대한 최종 투자자 수요로 촉발되는 신규 발행은 단기 가격 방향과 무관하게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그 이후 폭락을 증폭시켰던 레버리지 선물 포지셔닝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
비트코인·이더리움 ETF는 기초자산 그 자체로 결제된다. 즉 이번과 같은 순매수 발행 하나하나가 실제 코인이 유통 공급량에서 빠져나와 기관·개인 ETF 보유자들을 대신하는 커스터디로 옮겨간다는 뜻이다. 급격한 변동성에 한 차례 흔들렸음에도 지속된 순매수 발행 행렬은, 자산배분자들이 점진적으로 포지션을 쌓아가는 꾸준한 수요를 가리킨다. 이는 이번 주 암호화폐 헤드라인을 달리 장악해온 파생상품發 청산 연쇄와는 확연히 다른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