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운용자산 약 2.3조 달러)가 2026년 상반기 1조7,500억 크로네(약 1,843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노르웨이은행투자운용(NBIM)의 공식 발표에 따른 결과로,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이다. 수익률은 9.4%로, 2023년 세운 종전 상반기 최고 기록(1조5,000억 크로네)을 넘어섰다.
포트폴리오의 72.1%를 차지하는 주식 부문은 상반기 13.0%의 수익률을 냈다. 특히 기술주가 25.3%, 통신주가 42.9% 오르며 두드러졌는데, 니콜라이 탕엔 CEO는 이 같은 상승세를 대부분 아시아 기술주 강세 덕으로 돌렸다. 채권은 0.9%, 비상장 부동산은 3.0% 수익을 냈고, 비상장 재생에너지 인프라만 -0.2%로 유일하게 손실을 기록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펀드
이 펀드는 노르웨이의 석유·가스 국가 수입을 투자 재원으로 삼아 전 세계 상장기업 지분을 평균 약 1.5%씩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실적 흐름은 특정 업종이나 지역보다 글로벌 상장주식 시장 전반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비교적 직접적인 잣대로 볼 수 있다. 펀드의 총 자산 가치는 상반기 말 기준 22조6,830억 크로네로, 이 기간 1조4,160억 크로네 늘었다. 이 증가분에는 890억 크로네의 신규 유입액이 포함됐지만, 해외 보유자산이 표시된 통화 대비 크로네 강세로 4,270억 크로네가 상쇄됐다.
펀드는 이번에 처음으로 스페이스X 지분 12억2,000만 달러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 그동안 별도로 밝히지 않았던 비상장 기업 지분을 외부에 드러낸 것으로, 펀드가 보유한 대형 비상장 지분 중 개별적으로 조명받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공개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노르웨이 국부펀드, 비트마인 지분으로 ETH 간접 노출 확보
완전히 헤지할 수 없다는 수익 구조
이번 사상 최대 실적의 상당 부분이 소수의 대형 기술주·AI 관련주 랠리에 집중돼 있다 보니, 펀드 경영진도 이번 결과가 자신들의 폭넓은 인덱스 추종형 글로벌 주식 운용 방식으로는 헤지하기 어려운 시장 흐름을 반영한다고 인정했다. 이런 구조는 양날의 검이다. 올해 기술주 랠리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포착할 수 있게 해준 수동적이고 전 세계에 분산된 운용 구조가, 만약 이 집중된 주도주들의 랠리가 꺾인다면 그 하락 역시 그대로 전달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펀드의 규모와 운용 방식 자체에서 비롯된, 구조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리스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