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3일 스페이스X 주식에 500달러를 넣은 투자자라면, 오늘 시점 그 돈은 약 436달러로 줄어 있다. 두 달 만에 12.8% 손실을 본 셈인데, 이는 회사의 근본적인 사업 상황과는 별 관계가 없다. 신규 상장 주식이 내부자 매도 물량을 파도처럼 연이어 흡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순전히 수급의 문제다.
6월 23일 상장 직후 랠리로 한때 220달러를 넘어서고 시가총액이 2조 달러를 웃돌았던 주가는 이후 156달러 근처에서 마감했다. 8월 23일이 되자 주가는 약 136달러까지 미끄러져, 135달러였던 최초 IPO 가격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예정된 락업 해제 일정에 따라 수억 주에 달하는 신규 거래 가능 물량이 아직 가격을 제대로 못 찾은 시장에 쏟아진 탓이다.

유통 물량을 시험대에 올린 락업 일정
스페이스X의 첫 락업 해제는 8월 6일 이뤄졌다. 당시 시가로 약 1,230억 달러에 달하는 내부자 물량 약 9억 1,150만 주가 한꺼번에 거래 가능해졌다. 단 한 번의 이벤트로 유통 주식 수가 두 배 넘게 늘면서, 자유롭게 거래 가능한 지분 비율은 4.9%에서 11.8%로 뛰어올랐다. 두 번째 물량인 약 3억 1,900만 주는 8월 20일 풀렸고, 약 7억 주가 추가로 9월 중 해제될 예정이며, 10월에도 비슷한 규모의 물량이 뒤따를 전망이다.
60억 주 넘는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해 압도적인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론 머스크는 2027년 6월까지 락업이 걸려 있다. 즉 현재 주가를 짓누르는 단기 공급 과잉은 전적으로 초기 투자자와 직원들의 매도 물량에서 나오는 것이지, 머스크 본인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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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와는 딴판인 실제 사업 성적표
주가 약세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스페이스X의 2분기 실적은 매출 7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고, 조정 EBITDA는 35억 달러로 같은 기간 191% 급증했다. 회사는 2026년 한 해 100회 임무를 소화했고 현재 1만 1,000기 넘는 스타링크 위성을 궤도에 운용 중이다. 다만 자본지출이 계속 늘면서 순손실은 매출 성장 속도만큼 빠르게 줄어들지는 못했다.
이런 경영 실적과 주가 흐름 사이의 괴리는 신규 상장된 자본집약적 기업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이며, 최근 비상장 시장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더 구조적인 긴장과도 맞물려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비상장 기업의 지분을 발행·결제하는 인프라가, 애초에 감당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던 물량 앞에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온체인 인프라 업체들은 토큰화된 소유권 기록이 결국 이런 종류의 결제 마찰을 줄여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오늘 스페이스X 주주들에게 더 시급한 문제는 단순히 대거 풀린 락업 물량을 소화하는 일이다.
초기 투자자들에게 남은 과제
앞으로 두 달간 약 14억 주가 추가로 풀릴 예정인 만큼, 스페이스X 주가에 가해지는 압박은 당장 완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6월 상장 초기 열기 속에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지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는 반면, 락업 해제 일정을 견뎌내며 보유를 이어가는 투자자들은 스타링크의 성장세와 회사의 임무 수행 속도가 결국 자체 유동성 일정이 만들어낸 기술적 매도 압력을 넘어설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