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이번 주 5.28%를 터치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수준으로 장기 차입비용이 되돌아간 셈이다. 흥미로운 건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오히려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는데도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즉 단기 물가 압력보다는 악화하는 연방 재정적자, 같은 자본 풀을 두고 경쟁하는 기업들의 대규모 차입, 그리고 연준의 다음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 같은 구조적 요인이 이번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장기 국채금리는 국채시장 자체를 넘어서는 파급력을 가진다. 주택담보대출, 회사채를 비롯한 폭넓은 차입비용의 기준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19년 만의 고점까지 지속적으로 오른다는 것은 주택 구매부터 기업 확장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의 자금조달 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번 이 수준의 금리를 봤을 때 미국은 금융위기 문턱에 서 있었지만, 이번에는 국채 발행 자체의 수급 불균형이 더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30-Year Treasury Yield Hits 5.28%, Its Highest Level Since 2007
Image via @coinbureau on X

경매시장도 같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채시장의 1차 경매 자체가 일관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미 재무부는 8월 15일 한 주 동안 7,42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각했는데, 30년물 경매 금리는 2001년 이후, 10년물 경매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 금리는 유통시장 가격보다 투자자 수요를 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매수자들이 그 시점에 신규 국채를 소화하기 위해 실제로 요구한 금리를 반영하기 때문인데, 최근 흐름을 보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 않고는 수요를 확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험자산에는 어떤 의미인가

장기금리가 오르면 보통 위험자산과 자본을 놓고 직접 경쟁하게 된다. 30년물 국채에서 리스크 없이 5%가 넘는 수익을 챙길 수 있다면, 주식이나 회사채, 암호화폐가 그에 상응하는 매력을 갖추려면 훨씬 높은 기대수익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최근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퍼진 신중한 분위기와도 맞물린다. 스트래티지가 여덟 주 연속으로 비트코인 매수를 건너뛰고 대신 배당금 재원 마련에 자금을 돌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준의 향후 정책 결정이 장기금리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재정적자 우려가 연준의 단기금리 행보와 무관하게 계속 금리를 밀어 올릴지는 올해 남은 기간 위험자산에 가장 중요한 매크로 변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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