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화 플랫폼에 예치된 전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의 약 70%를 보유한 바이낸스에서 2026년 들어 지금까지 순유출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약 7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출 속도는 더 빨라져 8월 한 달에만 22억 달러가 빠져나갔으며,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자금 이탈이 유동성을 충분히 조여 비트코인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유출이 중요한 이유는 스테이블코인이 크립토 트레이딩 데스크의 '실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자본이 거래소에 머무는 동안에는 저가 매수나 변동성 흡수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반대로 이번처럼 자금이 몇 달째 연이어 빠져나가면, 비트코인이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매수세가 필요한 바로 그 시점에 이 완충 장치가 얇아지게 된다.
비트코인의 줄타기
유동성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62,800달러에서 63,500달러 사이의 비교적 좁은 범위를 지켜왔다. 지지선은 62,000달러 부근, 저항선은 65,718달러와 66,932달러에 형성돼 있다. 전체 크립토 시가총액은 2조 2,520억 달러이며,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6.26%로 스테이블코인 기반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BTC가 여전히 전체 시장 방향을 좌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3,076억 달러로, 최근 한 달 사이 약 1% 감소했다. 이는 이번 유출 흐름이 바이낸스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신호다. 현재 활성화된 암호화폐 종목 수는 1만 8,106개에 달해, 시스템에 남아 있는 유동성을 두고 그만큼 치열한 자본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퍼즐의 한 조각, 한국 시장
이런 압박 중 일부는 지역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제 18개월 연속으로 스테이블코인 순유출을 기록 중이다. 2026년 6월 한 달에만 2조 7,625억 원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했고, 이 중 2조 2,022억 원만 다시 유입되면서 순유출액은 5,603억 원에 달했다. 이렇게 꾸준히 새어나가는 역외 자본 흐름은 애널리스트들이 주시하는 유동성 스토리에 또 하나의 변수를 더한다.
부분적인 상쇄 요인, ETF 자금 흐름
모든 유동성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는 2억 달러가 넘는 유입과 간헐적인 유출일 사이를 오가고 있으며, 이는 거래소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기관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 시장 관찰자의 표현을 빌리면 이런 ETF 채널의 수요가 거래소 실탄의 후퇴를 상쇄할 수 있을지가 결국 “지속적인 가격 안정”이 유지될지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며, 유동성과 시장 모멘텀이 의미 있게 개선되려면 스테이블코인 수요 자체가 다시 늘어나야 한다.
지금으로선 비트코인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유출에도 불구하고 현재 범위를 지켜내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이 이번 자금 이탈을 큰 충격 없이 소화해왔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유출이 계속되고 뚜렷한 반전 조짐이 보이지 않는 만큼, 트레이더들은 62,000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는지를 예의주시하며 이것이 유동성 경색이 본격화되는 신호인지를 가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