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인프라가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지난 4월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 시설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해온 사업 부문을 공식적으로 종료한 것이다. 이제 이 회사는 보유한 전력·부지 자산을 전면적으로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데이터센터 쪽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이번 철수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킬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3,040만 달러에 그쳤는데, 회사 측은 이를 분기 중 비트코인 평균 가격 하락과 모지스레이크 시설 폐쇄에 따른 채굴 매출 손실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했다.
“관건은 전력이다”
킬 경영진은 이번 전환을 AI 인프라의 진짜 병목 지점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베팅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관건은 전력이다. 나머지는 모두 거기에 종속된다”고 밝혔고, 벤 개넌 최고경영자(CEO)는 킬의 우선순위 사업지 세 곳 모두가 허가 절차를 거의 마무리하고 있으며 회사가 여러 잠재 HPC 임차 기업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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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을 뒷받침할 실탄
킬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번 전환을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다. 킬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8월 7일 기준 이 회사는 미제한 현금 6억 9,800만 달러에 미담보 비트코인 보유분 1억 2,100만 달러를 더해 약 8억 1,900만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분기 중 조달한 4억 5,8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도 힘을 보탰다. 이런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회사는 펜실베이니아, 워싱턴주, 퀘벡에 걸쳐 이미 전력망 연계를 확보한 2.2기가와트 규모의 개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나갈 여지를 갖췄다.
채굴업체들의 대이동, 그 일부일 뿐
킬의 이번 행보는 전력 인프라를 AI 워크로드용으로 재활용하는 옛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의 대열에 합류한 또 하나의 사례다. 비트코인 가격이 10월 사상 최고가 대비 약 50%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도, AI 데이터센터가 메가와트당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 채굴업으로는 결코 따라갈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점이 이런 흐름을 이끌고 있다. 채굴업체들이 겪고 있는 이 같은 수익성 압박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전반이 마주한 더 넓은 압박과도 맞닿아 있는데, 이들 중 여러 곳은 최근 몇 주간 자금 수요를 관리하기 위해 보유량을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비트코인 보유량을 축소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