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빠른 속도의 매도세가 나타나고 유가까지 급등하며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을 주는 와중에도, 비트코인은 6만 4,100달러 부근에서 하루 약 1% 오르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1,893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고 대다수 주요 암호화폐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번 주 예외적인 움직임을 보인 종목은 하이퍼리퀴드로, 8.3% 상승하며 눈에 띄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이런 잠잠한 흐름은 채권시장 상황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33%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면서 20bp가 뛴 것이다. 이런 흐름은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 30년물 국채(길트) 금리는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지표 발표 이후 23bp 오른 5.834%를 기록했고,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도 5월 고점에 근접한 4.126%까지 올라섰다.

white and pink balloons on white wall
Photo by Solen Feyissa on Unsplash

여기에 유가까지 압박을 더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1달러를 넘어섰는데,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여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만이 역내 미국 작전을 방해할 경우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곧바로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는데, 성장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채권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이 지점이다.

주식시장도 부담을 느끼다

미국 주식 선물시장에는 이미 이런 부담이 반영되고 있다. S&P500 선물은 0.5%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을 앞두고 있고, 인베스코 QQQ ETF도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확산되면서 프리마켓에서 1% 넘게 밀렸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XRP 1달러 아래로, 비트코인은 버티고 지캐시는 홀로 강세

옅어지는 금리 인하 기대

유가 상승과 금리 급등이 겹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다음 행보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크게 바뀌었다. CME의 페드워치(FedWatch) 툴이 집계한 선물 가격에는 이제 9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확률이 32.6%밖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인하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점쳐졌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이란 갈등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 압력이 통화완화 명분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탓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도 비트코인이 박스권을 지켜내는 모습은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 나타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알트코인들 역시 매크로 변동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등락은 엇갈리지만 대체로 박스권에 머무는 모습을 보였다. CME가 5월 29일 24시간 암호화폐 거래를 시작한 이후, 거래소에서는 주말 거래량만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3개월간 주말 세션의 누적 수익률은 0.51%로, 평일 세션의 -0.5%와 대비된다. 이런 구조적 변화가 지금 채권과 유가 시장을 흔드는 평일발 매크로 충격으로부터 비트코인을 어느 정도 완충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