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6만 2,200달러 저점에서 약 4% 반등하며 6만 5,000달러 선을 다시 회복했다. CNBC 진행자 짐 크레이머가 양자컴퓨터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자신의 비트코인 포지션을 전량 청산했다고 밝힌 직후 벌어진 반등이다. 현재 가격 기준 약 2,500달러에 해당하는 이번 반등은 크레이머의 방송 발언이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크레이머의 결정은 IBM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가 출연한 인터뷰 이후 나왔다. 크리슈나는 양자컴퓨팅의 발전이 “앞으로 3~4년 안에” 기존 암호화 방식을 위협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크레이머는 이 지나가는 발언을 자신의 전체 포지션을 정리할 만한 시급한 근거로 받아들였다. 이 행보는 크립토 시장에서 패닉보다는 조롱에 가까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A computer motherboard with glowing purple rings and sphe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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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은 이 시간표 자체에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암호학 연구자들은 대체로 비트코인의 서명 체계를 실제로 뚫을 수 있는 수준의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려면 3년이 아니라 10~2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여러 전문가는 비트코인보다 전 세계 은행 시스템의 암호화가 먼저 위협받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또 한 번 재현된 '인버스 크레이머' 패턴

이번 사건은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인버스 크레이머'라는 별명이 붙은 현상의 최신 사례다. 이 진행자의 시선을 끄는 약세 전망이 정작 그가 경고하는 하락이 아니라 국지적 저점과 반복적으로 맞물려온 현상을 가리킨다. 한 트레이더는 이 패턴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간단히 요약했다. 방송에서 항복 선언이 나오면 그때가 매수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이미 진행 중인 비트코인의 양자 방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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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머의 시간표에 대한 반박이 곧 양자컴퓨터 리스크 자체를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비트코인 개발자들도 이 위험을 인지하고 대응 중이다. 양자 저항성을 갖춘 P2MR(Pay-to-Merkle-Root) 주소에 대한 공식 제안인 BIP-360은 2026년 2월 11일 비트코인 BIP 공식 저장소에 병합됐다. 이어 4월 발표된 후속 제안 BIP-361은 기존의 양자 취약형 구주소로의 신규 거래를 결국 차단하는 단계적 이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작업의 시급함은 실제 수치로도 뒷받침된다. 연구자들은 2026년 3월 1일 기준 유통 중인 비트코인의 34% 이상이 이미 온체인에 공개키를 노출한 주소에 보관돼 있다고 추산했다. 공격자가 아직 10년 이상 멀리 있다 해도, 이런 코인들은 이론적으로 충분히 강력한 양자 공격자에게 취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로서는 크레이머의 매도가 양자 리스크에 대한 신호라기보다는 익숙한 역발상 지표에 가깝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비트코인이 6만 5,000달러를 신속히 되찾았다고 해서, 개발자들이 이미 대응하고 있는 수년 단위의 장기 시간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