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9월 9일부터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10년물과 30년물을 합쳐 월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두 배 늘리겠다고 밝히자, 비트코인은 8월 19일 7% 뛰며 6만 9,00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이번 조치는 30년물 금리가 5%를 넘고 10년물 금리도 4.6%를 돌파한 가운데 나왔으며, 발표 이후 몇 시간 만에 30년물 금리를 5.26%에서 5.18%까지 끌어내렸다.
랠리는 비트코인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더리움은 하루 만에 17% 뛰었고, 솔라나와 XRP도 각각 약 10%씩 올랐다. 이에 따라 1만 8,500개 넘는 활성 토큰을 포함한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 4,54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알트코인들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와중에도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58.7%를 지켰다.
재무부의 조치가 크립토를 움직인 이유
이번 바이백 프로그램 자체는 유동성 공급 장치로 설계됐을 뿐, 새로운 경기부양책은 아니다. 재무부는 거래가 뜸해져 갈수록 유동성이 말라가던 장기물 시장을 다듬기 위해, 발행된 지 오래돼 거래가 드문 '오프더런' 국채를 되사들이는 방식을 택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팀은 이를 현금중립적 조치라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위험자산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금융 여건이 완화된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장기 금리가 낮아지면 경쟁 관계에 있는 안전자산의 매력이 줄고, 그만큼 자본이 베타가 높은 트레이드로 흘러갈 여력이 생긴다.
멀티코인 캐피탈의 매니징 파트너 투샤르 제인이 이번 조치에 반응하며 짚은 것도 바로 이 메커니즘이었다. 그는 “통화 가치 하락 트레이드가 돌아왔고, 이것이 시장 국면 전환의 촉매”라며 “연말까지 크립토가 상당한 아웃퍼폼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레이더 스콧 멜커도 별도로 이번 돌파를 기술적으로 유의미하다고 짚었다.
다음으로 중요한 온체인 레벨
비트코인이 6만 9,000달러를 되찾았다는 점이 눈에 띄는 이유는, 이 레벨이 200일 이동평균선과 겹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가격이 처음 10만 달러 밑으로 미끄러진 이후 이 선을 종가 기준으로 넘어선 적이 없었다. 동시에 약 6만 7,000달러 부근의 단기 보유자 원가 기준선도 다시 웃돌았는데, 이 레벨은 무너지면 통상 건강한 조정과 더 깊은 약세장의 갈림길로 여겨지는 지점이다.
글래스노드가 진짜 추세 반전을 가늠하는 확인 지표로 삼는 '트루 민(true mean)' 지표는 7만 6,000달러 부근에 있다. 이제 강세론자들이 주시하는 레벨이며, 공교롭게도 1.44억 달러 규모의 숏 청산을 촉발했던 이전의 6만 9,749달러 급등 지점과도 대략 겹친다.
더 넓은 통화가치 하락 트레이드
이번 랠리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전혀 무관해 보이는 곳에서도 확인됐다. 바로 금이다.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는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는데, 이는 두 시장의 트레이더들이 크립토 고유의 촉매보다는 확장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지배적인 테마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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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은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이어진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를 이끈 것과 같은 힘을 그대로 반영한다. 전략가들이 지금의 상황을 하루짜리 반등이 아니라 국면 전환이라고 설명할 때 의미하는 바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이 6만 9,000달러에서 7만 6,000달러까지 더 나아갈 수 있을지는, 재무부의 9월 9일 바이백 개시 일정이 그대로 유지되는지, 그리고 그 사이 금리가 계속 낮아지는지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금리가 다시 반등한다면 이번 랠리를 이끈 주된 순풍이 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