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선임연구원이 비트코인은 '디지털 골드'라는 이름값을 할 자격이 없다는 오랜 주장을 다시 꺼내 들었다. 최근 통화가치 하락(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국면에서 비트코인이 귀금속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유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브룩스는 금이 10거래일 사이 약 10% 오른 것을 두고, 투자자들이 통화가치 하락으로부터 실제로 보호받고 싶을 때 어디로 향하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의 결론은 단호했다. 비트코인은 \u201c금처럼 안전자산이나 가치 저장 수단이 결코 아니다\u201d라며, 안전자산 지위란 결국 \u201c인식의 문제\u201d인데 비트코인은 실제 위기 국면마다 반복적으로 이 지위를 획득하는 데 실패해왔다고 못박았다.
오래된 비판
브룩스에게 이번이 새로운 입장은 아니다. 그는 이미 2023년 3월 비트코인을 두고 \u201c가치 저장 기능이 전혀 없는\u201d \u201c버블 자산\u201d이라고 깎아내렸고, 그해 후반에는 \u201c연준에 대한 또 하나의 선물 계약\u201d에 비유하며 \u201c의미 없는 자산\u201d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이런 회의론을 2026년의 거시 환경으로까지 그대로 이어간 것으로, 투자자들이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헤지에 나서는 국면에서 금이 다시 한 번 비트코인을 앞질렀다는 배경에서 나왔다.
격차 뒤의 숫자들
브룩스가 지적하는 격차는 올해 가격 흐름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금은 1월 말 온스당 5595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4705달러 선까지 조정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약 65% 오른 상태다. 반면 비트코인은 2025년 10월 12만6000달러를 넘어섰다가 7만 달러 중반대로 후퇴하면서, 금이 사상 최대급 상승률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2026년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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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격차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건 급격한 지정학적 충격이 있었던 순간이다. 2월 27일 이란발 충돌이 시작되자 금은 48시간 만에 5.2% 급등한 반면,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12% 하락했다. 브룩스 같은 회의론자들에게는 이 실시간 스트레스 테스트가 안전자산 논쟁을 금의 승리로 확실히 매듭지은 셈이다.
맞서는 비트코인 강세론자들
모두가 브룩스의 프레임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비트와이즈의 제프 파크는 2020년 3월과 2021년 2월, 2023년 3월, 2023년 9월부터 10월, 2024년 9월 등 구체적인 시기들을 짚으며 반박했다. 그는 이 시기마다 비트코인이 수익률곡선 스티프닝 국면과 탈달러화 트레이드를 동시에 뚫고 랠리를 펼쳤다며, 일관되게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거시 여건에서는 이 자산이 안전자산다운 움직임을 보여준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쟁은 시장 스트레스에 비트코인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비트코인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더 큰 갈등과 맞닿아 있다. 지금으로서는 브룩스가 제시한 데이터가 비트코인이 여전히 위기 국면의 헤지 수단보다는 고베타 위험자산에 가깝게 거래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강세론자들은 디베이스먼트 헤지로서의 가치는 며칠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증명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