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정부 솔루션 부문(Chainalysis Government Solutions)이 경쟁사 TRM Labs에 빼앗긴 블록체인 분석 계약을 두고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민세관집행국(ICE)이 경쟁 입찰 절차 없이 계약을 경쟁사에 넘긴 결정이 부적절했다는 주장이다. 체이널리시스는 7월 27일 미국 연방청구법원(US Court of Federal Claims)에 이의를 제기했고, TRM Labs는 다음 날 이미 확보한 계약을 방어하기 위해 소송에 참가했다.
쟁점이 된 계약 규모는 약 9,460만 달러로, 국토안보 태스크포스 수사에 쓰이는 포렌식 소프트웨어와 지원 서비스를 2026년 7월 1일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 제공하는 내용이다. ICE는 이 계약을 경쟁 입찰이 아닌 단독 수의계약 형태로 추진했고, 체이널리시스는 이 결정이 “자의적이고 독단적이며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회사 측은 ICE가 TRM Labs에 계약을 주겠다는 의향을 통지했을 때 이미 자사의 역량 자료를 제출한 상태였다며, 대안이 될 만한 사업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계약 확정 전에 이미 기관 측에 알린 셈이라고 설명한다.
봉인된 소장
법원은 7월 31일 소장을 비공개로 봉인하도록 허가했다. 체이널리시스가 기밀 영업정보와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이 때문에 공개된 기록만으로는 “자의적이고 독단적”이라는 일반적 주장 외에 체이널리시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제기했는지, 재입찰이든 계약 취소든 어떤 구제책을 요구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구두 변론은 9월 2일로 예정돼 있고, 정부 측은 9월 10일까지 결정이 나오길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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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연방 고객을 둔 두 회사
이번 분쟁은 두 회사 모두 같은 연방기관들을 상대로 상당한 사업 기반을 쌓아온 배경 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연방 지출 기록에 따르면 TRM Labs는 FBI, 국무부, 마약단속국(DEA), 국세청(IRS) 등의 계약을 보유해 왔고, 체이널리시스 역시 법 집행과 국가안보 관련 업무 전반에서 비슷하게 폭넓은 입지를 갖고 있다. 이런 중복이야말로 단독 수의계약을 논쟁적으로 만드는 지점이다. 두 벤더가 같은 고객군에 비슷한 수준의 블록체인 포렌식 역량을 제공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쟁 입찰을 생략하면, 지금 체이널리시스가 제기한 것과 같은 이의제기를 자초하게 된다.
양측 모두 침묵
체이널리시스, TRM Labs, ICE 어느 쪽도 이번 소송에 대해 공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소장이 봉인된 데다 구두 변론까지 아직 몇 주 남은 만큼, 법원이 판결을 내리거나 기록을 추가로 공개하기 전까지는 세부 내용이 공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소송의 결과는 당장 이 특정 국토안보 태스크포스 계약을 누가 수행할지를 넘어, ICE를 비롯한 연방기관들이 앞으로 블록체인 분석 조달을 어떻게 설계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분야를 양분하고 있는 두 벤더의 위상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