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카이트(Coinkite)의 하드웨어 지갑 콜드카드(Coldcard)에서 발견된 펌웨어 결함으로 인해 공격자들이 수천 개의 셀프 커스터디 주소에서 비트코인을 체계적으로 빼내는 사건이 벌어졌다. 세 차례에 걸친 도난으로 피해 규모는 현재 8,900만 달러에 육박한다. 해당 취약점이 처음 드러난 이후 계속 추적해온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는 일요일 이른 시간 세 번째 공격 물결이 포착됐으며, 이로써 총 피해 규모가 4,585개 주소에서 빠져나간 1,367 BTC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근본 원인은 2021년 3월 배포된 콜드카드 펌웨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업데이트는 시드 문구 생성을 기기 전용 하드웨어 난수 생성기 대신 예측 가능한 소프트웨어 난수 생성기로 처리하도록 만들었다. 이 변경으로 가능한 키의 범위가 사실상 제한적이고 추측 가능한 집합으로 좁아졌고, 공격자들은 피해자의 기기에 물리적으로 손도 대지 않고 취약한 시드 문구를 재현할 수 있게 됐다.
세 차례의 공격, 세 가지 다른 수법
갤럭시 리서치에 따르면 첫 번째 공격 물결은 7월 30일 단 41분 만에 1,196개 주소에서 1,083 BTC를 빼돌렸으며, 훔친 코인을 소수의 공유 집결 주소로 몰아넣으면서 피해자를 한 명씩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이 패턴은 금요일 정오부터 토요일 오전 UTC 기준까지 이어진 세 번째 공격 물결에 이르러 눈에 띄게 달라졌는데, 이때는 1,912개 주소에서 208 BTC가 빠져나갔다.
세 번째 물결은 한층 치밀해진 모습을 보였다. 자금은 공유 집결 주소가 아니라 피해자별로 각기 다른 주소로 전송됐고, 트랜잭션은 단순 단일 키 출력 대신 페이-투-위트니스-스크립트-해시(pay-to-witness-script-hash) 출력 방식을 사용했으며, 스윕 작업은 기본 파생 경로만 스캔하면서 대략 여섯 명의 피해자 단위로 묶어 처리됐다. 피해자 1인당 평균 탈취 금액도 첫 번째 물결의 1 BTC 가까운 수준에서 세 번째 물결에서는 0.1 BTC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크게 줄었는데, 이는 공격자가 이전에는 간과됐던 소액 잔고 쪽으로 표적을 옮겼음을 시사한다.
갤럭시 리서치는 각 공격 물결이 단일 행위자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온체인 분석만으로는 조율된 캠페인인지 아니면 같은 취약한 키 공간을 노린 서로 다른 독립 행위자들의 소행인지 구분할 수 없어 세 차례 모두 동일한 주체가 벌인 일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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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하드웨어 지갑 업체들, 이용자 안심시키기 나서
이번 사태의 여파는 빠르게 코인카이트를 넘어 확산됐다. 렛저(Ledger)는 시드 생성에 256비트 엔트로피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을 근거로 자사의 비트코인 지갑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레저(Trezor) 역시 이용자들에게 비슷한 취지의 안내를 내놨다.
여러분의 자산은 안전합니다. 최근 콜드카드 이슈는 그들만의 커스텀 펌웨어와 일부 기기의 난수 생성 방식에 국한된 문제입니다. 트레저는 그 코드를 공유하지 않습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은 에어갭(air-gapping) 방식의 키 보관을 더 널리 채택할 가치가 있는 보안 표준으로 꼽으면서, 코인베이스가 자사의 크립토 ETF 상품 커스터디에서 이미 이 방식을 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태프루트 위저즈(Taproot Wizards)의 우디 베르트하이머(Udi Wertheimer)는 이번 사건이 일반 홀더들에게 셀프 커스터디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우려스러울 정도로 비현실적"일 수 있는지를 드러냈다고 지적하며, AI를 활용한 공격이 이런 유형의 취약점 악용을 오히려 줄이기는커녕 더 흔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시장 반응
이번 취약점 악용 소식이 전해진 뒤 비트코인 가격은 2주 만에 최저치인 6만 2,400달러까지 약 3% 하락했다가 이후 6만 3,000달러 위로 회복했다. 산티먼트(Santiment)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 심리는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4월 서아시아發 위기 고조 당시 나타났던 경계심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소식이 확산되면서 금요일 하루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도 약 2억 6,500만 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