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지캐시(ZEC) 트레저리 기업 사이퍼펑크 테크놀로지스(Cypherpunk Technologies)가 자체적으로 “세계 최대”라 밝힌 지캐시 채굴 플랫폼을 가동했다. 신설 자회사 사이퍼펑크 마이닝(Cypherpunk Mining)을 통해 미국 내 시설에 약 4.2 GSol/s 규모의 이퀴해시(Equihash) 해시레이트를 투입한 것이다. 이 규모만으로도 지캐시 전체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약 18%에 해당해, 가동 첫날부터 상장기업 한 곳이 네트워크 보안 인프라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이번 채굴 장비는 카메론·타일러 윙클보스 형제의 벤처사 윙클보스 캐피털(Winklevoss Capital)과의 3,333만 달러 규모 지분 거래를 통해 조달됐다. 현금 매입이 아니라 사전 자금이 지급된 워런트(pre-funded warrant) 형태로 구조화됐는데, 윙클보스 트레저리 인베스트먼트에 주당 0.001달러라는 사실상 명목가에 사이퍼펑크 주식 4,329만 42주를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를 환산하면 실질 매입가는 주당 0.77달러 수준이다.

Cypherpunk Technologies Launches World's Largest Zcash Mining Fleet
Image via @WuBlockchain on X

ZEC 확보의 더 저렴한 경로, 채굴

사이퍼펑크는 이미 지캐시 유통량의 약 1.92%에 해당하는 32만 3,394.38 ZEC를 트레저리 전략의 일환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ZEC 공급량의 5%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채굴 사업은 그 목표 달성의 핵심 축이다. 회사 측은 채굴이 시장에서 기존 코인을 그대로 사들이는 것보다 저렴하게 물량을 늘릴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시장 가격을 지불하는 대신 블록 보상을 통해 직접 신규 ZEC를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채굴 사업 확장을 이끌 인물로는 베테랑 채굴 업계 임원 케빈 장(Kevin Zhang)이 영입됐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 지캐시(ZEC), 골든크로스 형성…500달러 상향 돌파 시도

프라이버시 코인에 적용된 익숙한 전략

이번 행보는 상장된 암호화폐 트레저리 기업들 사이에서 점차 흔해지고 있는 전략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대차대조표상 코인 매집과 자체 인프라 보유를 결합해 실질적인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사이퍼펑크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출범으로 투자자들은 단일 주식을 통해 지캐시 트레저리 보유분과 채굴 수익성 모두에 직접 노출될 수 있게 됐다. 프라이버시 자산인 ZEC를 대상으로 이런 조합을 제공하는 상장기업은 현재로선 많지 않다.

지캐시 네트워크의 집중 리스크

가동 첫날부터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5분의 1 가까이를 한 기업이 쥐게 됐다는 점은 작업증명(PoW) 체인으로서는 상당한 수준의 집중이다. 이 채굴량이 앞으로 어떻게 운용될지, 사이퍼펑크가 블록 생성에 대한 과반 수준의 영향력까지 확대해 나갈지, 그리고 이것이 지캐시의 탈중앙화 서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여전히 남는 질문들이다. 회사 측은 이번 행보를 ZEC의 장기 채택에 긍정적인 신호로 포장하고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