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네임 서비스(ENS) 토큰홀더들이 ENS 재단을 비공식 조직에서 6500만 달러 규모 기금에 대한 행정 통제권을 가진 정식 법인으로 전환하는 안건에 표를 던졌다. “ENS DAO의 새 시대: ENS 재단 강화”라는 제목의 이 제안은 8월 11일 온체인 투표에서 약 70%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찬성 127만 ENS, 반대 48만1000 ENS였다고 ENS 재단 자체 발표문은 전했다.
누가 이끄나
투표 전까지만 해도 상표권 방어, 규제 대응, 표준기구 대표 참여 같은 제도적 업무는 아예 처리되지 않거나, 애초에 그런 임무를 부여받은 적 없는 프로토콜 개발 조직 ENS 랩스에 비공식적으로 떠넘겨져 있었다. 이번 구조 개편으로 ENS는 케이맨제도에 본거지를 둔 전담 재단을 갖게 됐고, 이 기관에만 책임을 지는 상근 이사와 직원들이 해당 업무를 맡는다.
ENS 랩스에서 법률고문 겸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를 지낸 알렉산더 우르벨리스가 재단 초대 상근이사(Executive Director)를 맡는다. 5인 이사회에는 ENS 창립자이자 ENS 랩스 CEO인 닉 존슨, 그리고 독립이사 세 명이 함께한다. A.Capital Ventures 겸 ETHGlobal의 카르틱 탈와르, 프렐류드 소속이자 전 아라곤 출신인 브렛 선, 아라곤 CEO 앤서니 로이테네거가 그들이다. 약 420만 달러 상당의 ENS 토큰 100만 개가 일회성으로 이전돼 다년간 베스팅 조건 아래 직원 보수 재원으로 쓰인다.
기금 자체는 .eth 도메인 등록 수수료 수익에서 조달되는 만큼, 재단은 DAO 트레저리에서 주기적으로 자금을 받아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 프로토콜 사용량에 직접 연동된 자립적 예산을 확보하게 됐다.
견제 장치는 토큰홀더에 남는다
DAO는 새 구조에 대한 실질적 견제권을 유지했다. 토큰홀더들은 여전히 핵심 트레저리를 통제하고 재단 이사를 임명하거나 해임할 권한을 쥐고 있으며, 재단의 자금 집행은 9일간의 타임락을 거쳐야 한다. 이런 균형은 완전한 통제권을 임명직 이사회에 넘기기보다 전문화된 재단과 토큰홀더의 견제권을 병행하는 유니스왑, 옵티미즘 등 주요 DAO들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정식 법인을 갖추게 된 재단은 앞으로 .ens 최상위 도메인에 대한 인정과 관리를 추진하고, ICANN·IETF·W3C 등의 포럼에서 ENS를 직접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인정받는 상대 기관이 없어 계약 체결이나 이들 기구 내 지위 확보가 어려웠던 과제들이다.
이번 조치로 ENS는 규제당국, 법원, 국제표준기구와 전통 기관에 준하는 위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로 거버넌스를 정비하는 프로토콜 DAO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ens에 대한 ICANN 승인 같은 목표를 재단이 실제로 달성해낼지가, 이번 개편이 종이 위 거버넌스 업그레이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