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SEC 관료 존 리드 스타크가 양자 컴퓨팅의 발전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지탱하는 암호학적 기반을 위협할 지점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크립토 업계가 “똑딱거리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스타크는 비트코인 보유자뿐 아니라 “모든 금융 전문가”가 우려해야 할 최근 두 가지 흐름을 짚었다. 하나는 IBM CEO 아빈드 크리슈나가 CNBC의 짐 크레이머에게 향후 3~4년 안에 “우리 모두 양자 위협에 대해 상당히 신경질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고, 다른 하나는 듀크대학교의 리 라이너스가 발표한 논문으로, 금융 규제당국이 양자 컴퓨팅에 취약한 디지털 자산에 대한 비상 계획을 지금 당장 마련해야지 나중으로 미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 내용이다.

gold and red round 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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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커지고 있다

스타크가 강조하는 핵심은 당장 내일 뭔가 뚫린다는 얘기가 아니라, 시점과 통합 속도의 문제다. 그는 “양자 컴퓨팅에 취약한 블록체인 인프라가 현물 ETF, 은행 커스터디, 스테이블코인 입법 등을 통해 매달 전통 금융 시스템 안으로 더 깊숙이 통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추세선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의 우려는 최근 연구 결과와도 맞물린다. 널리 인용되는 2026년 추정치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서명 체계를 깨는 데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큐비트 수가 20분의 1로 줄었다. 수십 년은 멀었다고 여겨지던 위험이 훨씬 좁은 시간대로 압축된 셈이다. 다만 실제로 그런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실질적인 약점은 SHA-256 채굴이 아니라 ECDSA 트랜잭션 서명 쪽에 있는데, 이는 오래되고 재사용된 비트코인 주소일수록 최신 지갑 구조보다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Y2K와는 다르다는 스타크의 주장

스타크는 Y2K와의 비교를 명확히 거부했다. 당시 소동이 별 탈 없이 지나간 건 SEC 같은 규제기관들이 1998년과 1999년에 강도 높은 집행 캠페인을 벌여 규정 준수를 강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규제 태도는 그때와 정반대라고 봤다. 현 SEC 지도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는데, 폴 앳킨스 위원장을 두고 “업계 출신 인사가 그대로 규제기관 수장 자리에 앉은 격”이라며, 업계와의 이전 인연을 감안할 때 실효성 있는 감시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가만히 있지만은 않는 업계

일부 대비는 이미 진행 중이다. NIST는 2024년 양자 내성 암호 표준을 확정했고, 2030년까지 RSA-2048과 ECC-256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별도로 미국 국가안보 관련 규정은 2027년 1월까지 양자 안전 시스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비트코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도 양자 내성 주소 형식을 제안하는 BIP-360이 논의되고 있고, 갤럭시 디지털과 블록스트림을 비롯한 기업들은 양자 대비만을 위한 별도 이니셔티브를 이미 출범시켰다. 이는 콜드카드 해킹 피해액이 1억 1,100만 달러를 넘어선 뒤 하드웨어 지갑 업계가 보였던 선제적 대응과도 결이 닮아 있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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