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이 토큰화 자산을 전통적인 등록 투자 펀드 안에 편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자사 표현으로는 미국 최초의 규제 승인을 받았다. SEC 투자관리국은 8월 12일 노액션 레터(no-action letter)를 발행해, 프랭클린의 일반 뮤추얼펀드와 ETF가 현금 관리 목적으로 자사의 블록체인 기반 프랭클린 온체인 미국 국채 머니펀드(티커명 FOBXX, 토큰명 BENJI)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BENJI는 2021년부터 운용돼 왔으며, 원래 스텔라(Stellar) 네트워크에서 출시된 뒤 현재는 9개 블록체인으로 확장됐다. 이 펀드는 약 7억 2,600만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며, 운용보수는 0.15%로 전통적인 머니마켓펀드 기준으로 보면 낮은 편이다. 다만 지분 소유권이 일반적인 장부 기재 방식이 아니라 온체인으로 기록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규제상 세부 사항이 중요한 지점이다. 이 노액션 레터는 BENJI의 블록체인 기반 커스터디를 규정 17f-2의 실물 증권 보관 요건에서 예외로 인정한다. 이 규정은 종이 증권이 통용되던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동안 등록 펀드가 토큰화 자산을 보유하는 데 걸림돌이 돼 왔다.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터 서비스는 커스터디언 겸 명의개서대행인으로서 펀드의 프라이빗 키를 계속 관리하는데, 이는 종이 증권 보관함 없이도 SEC 직원들이 우려했던 자산 보관 문제를 해소하는 방식이다.
다른 대형 운용사들도 참고할 선례
이번 레터가 프랭클린 자사 펀드를 넘어 의미를 갖는 이유는 바로 이 선례성에 있다. 앞으로 비슷한 구조를 요청하는 등록 펀드 운용사라면 누구나 이 레터를 근거로 삼을 수 있어, SEC가 블랙록이나 뱅가드 같은 경쟁사에 동등한 편의를 거부하기가 구조적으로 더 어려워진다. 블랙록 자체 토큰화 머니마켓 상품인 BUIDL은 2024년 출시 이후 이미 운용 자산이 약 24억~27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토큰화 현금성 상품에 대한 기관 수요는 이미 충분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전통적인 펀드 구조와 연결해 줄 이런 종류의 규제 기반 마련만을 기다려온 셈이다.
더 큰 토큰화 흐름의 일부
이번 조치는 자산운용사들이 레거시 상품에 토큰화 인프라를 서둘러 접목시키려는 광범위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런 흐름은 크립토 네이티브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는데, 수익을 창출하는 포지션을 별도로 거래 가능한 토큰으로 전환한다는 비슷한 원리를 DeFi 영역에 적용한 펜들(Pendle)의 수익 토큰화 시장이 대표적이다. 프랭클린의 이번 행보와 코인베이스가 새로 개소한 아부다비 토큰화 허브는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실물자산 토큰화가 시범 프로그램 단계를 지나, 규제 당국이 적극적으로 규칙을 만들어가는 인프라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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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는 이번 레터가 어디까지나 직원 차원의 의견일 뿐, 정식 규칙으로서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수년간 규제 당국에 바로 이런 종류의 편의를 요청해 온 업계 입장에서는, 정식 규칙 제정 절차를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비공식적이더라도 실제로 쓸 수 있는 선례가 더 빠르게 상황을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