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장기 국채 조달 비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다시 올라섰다. 시황 해설 계정 불세오리(Bull Theory)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블룸버그 글로벌 장기채 지수(Bloomberg Global Long Bond Index) 금리는 약 4.2%까지 올라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상승은 몇 달째 이어져 온 흐름의 정점이다. 블룸버그가 지난 5월 자체 지수 관련 보도에서 짚었듯,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치 급등은 이미 만기 10년 이상 국채의 평균 금리를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밀어올린 바 있는데, 이 상승세가 8월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Global Long-Bond Yields Hit Highest Level Since the 2008 Financial Crisis
Image via @BullTheoryio on X

장기채는 왜 팔리고 있나

만기가 20~30년 남은 채권은 오늘의 금리를 수십 년치 불확실한 물가 상승에 고정해 놓는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 국채는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재정 건전성 우려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더 뜨겁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거나 정부가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계속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면, 그 채권을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 이는 채권 가격을 떨어뜨리고 금리를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지는데, 지금 이 흐름이 특정 국가 한 곳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규모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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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정 전반에 쌓여가는 비용

장기채 금리 상승은 정부의 신규 차입 이자 비용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고, 만기가 돌아온 값싼 옛 부채가 현재 금리로 새로 발행되는 부채로 대체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그 부담이 누적되는 구조다. 이런 압박은 미국 부채 구성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가장 만기가 짧은 국채인 미국 단기 국채(T-bill)는 현재 미국 총 부채의 약 21%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는데, 이는 장기물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정부가 단기물 위주로 자금을 조달해 온 흐름을 반영한다.

채권시장 너머까지 미치는 의미

장기 금리 상승은 통상 주식 밸류에이션,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업 조달 비용으로 파급된다. '무위험' 정부 금리가 오르면 다른 모든 자산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넘어야 할 기준선 자체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의 경우, 지속적으로 높아진 금리는 역사적으로 투기적 자산과 자금을 두고 경쟁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다음 주 예정된 연준 회의록 공개와 8월 제조업 지표 발표를 앞두고 트레이더들이 눈여겨볼 거시 신호 중 하나로 이번 채권시장 움직임이 꼽히는 이유다. 이는 이미 고령층을 중심으로 소비자 신뢰도가 가라앉고 있다는 불안감에 또 하나의 데이터를 더하는 흐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