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개인저축률이 6월 2.7%로 떨어졌다고 미국 경제분석국(BEA)의 개인소득·지출 보고서가 밝혔다. 1년 전 4.5%에서 큰 폭으로 낮아졌고, 장기 평균치인 약 8%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액 기준으로 6월 개인저축액은 6461억 달러였는데, 같은 달 개인소득은 549억 달러, 소비지출은 652억 달러 늘었다.

이 수치가 뜻하는 바는 명확하다. 미국 가계는 세후 소득 100달러 중 이제 겨우 2.70달러만 저축하고 있다는 것으로, 역사적으로는 약 8달러를 저축해온 것과 대비된다. BEA 자료를 보면 헤드라인 지표는 완만해 보여도 지출 증가세가 소득 증가세를 매달 앞지르고 있다. 6월 실질 개인소비지출은 5월과 같은 0.4% 증가율을 보였지만,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전달 0.7%에서 0.2%로 둔화됐다.

US Savings Rate Falls to 2.7% in June, Near Historic L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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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백을 메우는 건 빚

저축률 하락은 소비자 부채 증가와 함께 나타나고 있다. 2026년 1분기 신용카드 잔액은 1조2520억 달러로, 2025년 4분기 세운 사상 최고치 1조2770억 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1999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신용카드 잔액을 보유한 미국인의 절반이 넘는 53%는 재량 소비가 아니라 식료품, 공과금, 의료비 같은 필수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카드를 쓴다고 답했다.

연체율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90일 이상 연체된 신용카드 잔액 비중은 2022년 중반 7.6%에서 2026년 초 12.8%로 뛰었다. 상당수 차입자가 기존 잔액조차 감당하기 버거워하고 있다는 신호이며, 그런 충격을 원래 흡수해줘야 할 저축 완충 장치는 오히려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런 재정적 압박은 소비심리 조사에도 그대로 나타나 X세대와 베이비부머 가구의 신뢰도가 수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은 조사 결과로도 이어졌다.

얇아지는 완충판이 중요한 이유

이 정도로 낮은 저축률은 가계가 예기치 못한 지출을 신용에 의존하지 않고 감당할 여지를 줄이며, 역사적으로 소비 심리 약화와도 연관돼 왔다. 저축률 하락과 나란히 인플레이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PCE 가격지수는 6월 전년 대비 3.7%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0.1% 낮아졌지만, 명목소득이 늘어도 실질 구매력 개선은 여전히 쉽지 않다는 뜻이다.

저축률이 안정을 찾을지, 더 떨어질지는 앞으로 임금 상승률과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수렴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선 줄어드는 저축 완충판과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신용카드 잔액이 겹치면서, 많은 가구가 불과 1~2년 전보다 경기 침체를 버텨낼 여력이 줄었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