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MEV 봇 '제어드프롬서브웨이(JaredFromSubway)'를 턴 해커가 훔친 자금을 굴리다 매매 타이밍을 잘못 잡아 약 50만 5,000달러를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온체인 추적 서비스 룩온체인에 따르면, 이 공격자는 탈취한 자산을 ETH로 바꾼 지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 2,327 ETH를 1,695달러에 팔아 394만 달러를 확보했다. 그런데 약 10시간 뒤 같은 394만 달러로 2,063 ETH를 1,912달러에 다시 사들였다. 결과적으로 264 ETH, 현재 시세로 약 50만 5,000달러를 손해 본 셈이다.

애초에 이 자금이 흘러나온 사건 자체도 이더리움 MEV 생태계에서 화제가 됐던 사고였다. 제어드프롬서브웨이닷이더(JaredFromSubway.eth)는 이더리움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이던 MEV 봇 중 하나로, 2023년부터 샌드위치 공격으로 트레이더들에게서 수천만 달러를 뽑아냈다. 피해자의 거래 앞뒤로 자기 거래를 끼워 넣어 가격 차익을 챙기는, 논란은 있지만 흔히 쓰이는 MEV 전략이다. 그런데 지난 6월 신원 미상의 공격자가 가짜 토큰 컨트랙트 66개를 배포해 이 봇이 악성 헬퍼 컨트랙트에 지출 승인을 내주도록 유도했고, 단 한 번의 트랜잭션으로 실제 보유 자산을 쓸어갔다. 피해 규모는 약 1,500만 달러로 추산된다.

Hacker Behind JaredFromSubway MEV Bot Exploit Loses $505K Trading Stolen ETH
Image via @lookonchain on X

현상금도 소용없었다

제어드프롬서브웨이 측은 처음에 도난 자금을 돌려주면 300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했고, 이후 나머지를 돌려받는 조건으로 제시액을 750만 달러 — 도난액의 50% — 까지 올렸다. 하지만 공격자는 끝내 응답하지 않았고, 대신 자금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크립토 믹서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로 자금을 흘려보냈다. 지금까지 회수된 자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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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도 놓치지 않은 아이러니

제어드프롬서브웨이의 봇은 그동안 샌드위치 공격으로 평범한 트레이더들의 자금을 빼앗아온 쪽이었다가, 더 정교한 공격의 피해자가 되면서 처지가 뒤바뀌었다. 이 반전은 해킹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도 큰 화제를 낳았다. 그리고 이번 온체인 데이터는 여기에 또 한 겹의 아이러니를 더한다. 이더리움에서 손꼽히는 '착취형' 운영 주체 중 하나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훔치는 데 성공한 공격자가, 정작 MEV 봇들이 이용하도록 설계된 바로 그 시장 리스크에 스스로 걸려 넘어지며 훔친 돈의 상당 부분을 도로 날려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