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와 스탠다드차타드(SC)가 스위프트의 블록체인 기반 원장에서 첫 국경간 실거래를 완료했다. 두 은행 사이에 토큰화 예금을 이동시킨 이번 거래는 스위프트가 전통 은행 결제망에 24시간 결제 체계를 도입하는 이정표로 내세우는 사례다. 이체는 HSBC 자체의 토큰화 예금 서비스와 SC의 내부 토큰화 예금 인프라 사이에 오간 결제 메시지를 통해 이뤄졌으며, 스위프트의 원장은 두 기관 간 채무를 매칭하고 상계하는 공유 레이어 역할을 한 뒤 기존 결제망을 통해 최종 결제가 완료되는 구조였다.

스위프트 네트워크는 전 세계 1만 1,500개 이상의 은행을 연결하고 있어, 이번 파일럿은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블록체인 결제 실험을 압도하는 규모의 배포 기반을 갖췄다.

HSBC, Standard Chartered Settle First Live Trade on Swift's Blockchain Ledger
Image via @coinbureau on X

17개 은행이 참여하는 6개 대륙 파일럿

스위프트는 7월 9일 블록체인 원장이 초기 실사용 준비를 마쳤다고 발표하며, ANZ·BNP파리바·BNY·씨티·DBS·퍼스트아부다비은행·퍼스트랜드·이타우 우니방코·로이즈·마슈레크·MUFG·OCBC·UBS·UOB·웰스파고 등 HSBC와 SC를 포함해 6개 대륙 17개 은행이 토큰화 예금 결제 파일럿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은행들이 기존에 의존해온 결제 인프라를 대체하기보다는, 고객 자금을 야간과 주말에도 이동시킬 수 있도록 기존 은행 통제 체계를 결제창이 사실상 닫히지 않는 시간대까지 확장하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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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가 아닌 은행 자금

스위프트의 접근 방식이 공개 스테이블코인과 다른 점은, 원장 위에서 이동하는 토큰이 암호화폐 네이티브 자산이 아니라 은행이 발행한 예금을 나타낸다는 데 있다. 거래가 진행되는 내내 기초 가치는 규제된 은행 시스템 안에 머무르며, 스위프트는 이 원장을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채택하지 않고도 스테이블코인이 제공하는 결제 속도에 대응하는 자체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차이는 파일럿이 얼마나 빠르게 확장될 수 있을지와도 직결된다. 각 토큰이 기존 은행 예금에 대한 청구권으로 남아 있는 만큼,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좌우해온 준비금 담보나 상환 관련 쟁점 상당수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과제

스위프트는 초기 통제된 롤아웃이 확대되면 원장이 결국 프로그래머블 머니와 이른바 에이전틱 커머스, 즉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시작하는 자동화된 결제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로선 HSBC와 SC 간 이번 이체는 실제 운영 시스템이 아니라 단일 개념검증(PoC) 거래에 그친다. 그럼에도 이번 사례는 토큰화 예금이 기술이 약속하는 속도로 실제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해 17개 은행 파일럿 그룹이 확보한 첫 실증 데이터라는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