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계 최대 유동성 공급자 두 곳이 전반적인 시장 랠리 속에서도 대규모 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아브락사스 캐피털(Abraxas Capital)은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약 7억 8,300만 달러 규모 숏 포지션을 쌓는 동시에 나흘에 걸쳐 바이낸스에서 73,872 ETH(약 1억 7,317만 달러)를 인출했다. 이는 랠리에 대한 단순한 방향성 베팅이라기보다 마켓뉴트럴 전략에 가까운 헤지로 읽힌다.

한편 코인뷰로(Coin Bureau)는 윈터뮤트(Wintermute)의 하이퍼리퀴드 숏 북 규모를 1억 9,080만 달러로 집계했다. 이 중 ETH 숏이 5,300만 달러로 가장 크고, BTC 숏 3,070만 달러, SOL 숏 2,260만 달러, 여기에 HYPE와 XRP 익스포저까지 더해진다. 룩온체인은 별도로 아브락사스와 파사나라 캐피털(Fasanara Capital), 윈터뮤트 세 곳을 합친 숏 포지션이 주요 자산 기준으로 138,569 단위를 넘어선다고 추산하며, 이 세 곳의 헤지 북 규모가 이제 남아 있는 대형 개인 고래들의 롱 포지션 전체를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arket Makers Pile Into Short Positions Even as Bitcoin Rallies
Image via @lookonchain on X

랠리에 반하는 베팅이라기보다는 헤지

마켓메이커들은 재고 관리 차원에서 여러 거래소에 걸쳐 상쇄 포지션을 상시적으로 들고 다닌다. 그래서 하이퍼리퀴드 같은 무기한 선물 거래소에서의 숏 포지션 하나만 놓고 가격에 대한 약세 전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아브락사스 캐피털의 패턴, 즉 하이퍼리퀴드에서 파생상품을 숏하면서 동시에 바이낸스에서 현물 ETH를 빼낸 것은 랠리가 꺾일 거라는 방향성 베팅보다는 델타 뉴트럴 내지 차익거래형 구조에 가깝다.

윈터뮤트의 숏 북 역시 한 번에 불어난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커졌다. 최근 며칠 사이 약 1억 4,600만 달러에서 1억 9,080만 달러로 늘었는데, 이는 BTC와 ETH, SOL, HYPE 전반의 가격 움직임에 맞춰 헤지를 계속 조정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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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고점을 시험 중인 시장에 던지는 의미

그럼에도 이 정도 규모의 합산 숏 익스포저는 비트코인이 2023년 이후 최고의 한 주를 새로 갱신한 ETF 자금 유입에 힘입어 기록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룩온체인은 별도로 최근 급등장에서 대형 개인 고래들의 포지션이 대부분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는데, 이는 마켓메이커들의 헤지 북이 판을 지배하는 유일한 숏 사이드 세력으로 남았다는 뜻이다.

트레이더들 입장에서 이 조합, 즉 리테일과 고래의 롱 포지션은 대부분 정리된 반면 마켓메이커들은 아홉 자릿수 헤지 숏을 그대로 쥐고 있다는 사실은 흔히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든 포지셔닝이 진짜로 과열되기 전까지는 아직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이는 급격한 반전이 발생할 경우 양쪽 모두에서 동시에 청산이 터져나오며 변동성을 어느 방향으로든 증폭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