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클라우드 기업 네비우스 그룹 주가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최대 34%까지 뛰면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불과 며칠 전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던 진입가 212달러를 약 22% 웃돌았다. 네비우스는 현재 259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번 랠리로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약세 베팅 중 하나가 적어도 지금은 물에 잠긴 상태다.

버리는 8월 6일 이 공매도를 공개하면서 당시 동시에 잡은 오라클 공매도보다도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개에는 등록된 헤지펀드의 뒷받침이 없었다. 버리는 2025년 말 사이언 자산운용(Scion Asset Management)의 SEC 등록을 말소하며 회사를 정리했고, 지금은 규제 공시 대신 개인 뉴스레터를 통해 자신의 포지션을 공유하고 있다.

Nebius Stock Jumps 34% on Earnings, Leaving Michael Burry's Short Underwater
Image via @BullTheoryio on X

랠리를 뒷받침한 숫자들

이번 급등을 촉발한 실적은 결코 미미한 수준이 아니었다. 네비우스가 직접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그룹 매출은 전년 대비 454% 늘어난 5억8230만 달러를 기록했고, 핵심 사업인 AI 클라우드 부문은 514% 증가한 5억75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98%를 차지했다. 6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ARR)은 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98% 늘었으며, 조정 EBITDA는 마진 41%에 2억3620만 달러를 기록해 1년 전 같은 분기 2100만 달러 손실에서 뚜렷한 반전을 이뤘다. 네비우스는 연환산 매출 70억~90억 달러라는 연간 가이던스도 그대로 유지했다.

버리의 논지가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니다

이번 실적은 네비우스의 AI 인프라 수요가 얇거나 검증되지 않았다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약세론을 반박한다. 계약 대부분이 선불이고 회사는 스스로 제시한 목표치를 꾸준히 맞춰왔다. 하지만 버리 주장 중 더 까다로운 부분은 여전히 유효하다. 네비우스는 이번 분기 감가상각비로 2억5970만 달러를 계상했는데, 이는 조정 EBITDA 2억3620만 달러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AI 인프라 기업들이 단기 수익성을 부풀리기 위해 장비 감가상각 일정을 늘려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여전히 남는 대목이다. 가이던스 기준 2026년 매출의 약 20배에 달하는 밸류에이션 역시,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오차를 흡수할 여지가 크지 않다.

버리의 네비우스 공매도는 독립된 베팅이 아니다. 그는 팔란티어에 대해서도 행사가와 만기가 다른 풋옵션으로 나눠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한 바 있다. AI 주도 이익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시장이 오판했다는 더 큰 베팅의 일환이다. 팔란티어 주가 역시 버리의 공개 이후 상승하면서 이 포지션도 비슷한 곤경에 처해 있다.

지금으로선 시장이 버리의 회의론보다 네비우스의 성장 숫자에 확실히 손을 들어준 모습이다. 이 흐름이 이어질지는 그가 제기한 감가상각 문제에 달려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기업들이 가정한 내용연수보다 계속 빠르게 이뤄진다면, 이번 분기의 견조한 마진은 지금 보이는 것보다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