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암호화폐 채굴 금지 조치를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 쿠르스크주 8개 지방자치구까지 확대했다. 2024년 말 외곽 지역에서 시작된 정책이 수도권으로까지 번진 셈이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는 7월 25일 정부의 기존 채굴 제한 명령을 개정하는 936호 결의안에 서명했다. 새로운 금지 조치는 8월 15일부터 시행돼 2032년 12월 31일까지 이어지며, 그동안 부랴티야공화국이나 자바이칼스키 변경주처럼 전력난이 심한 지역에만 적용되던 규제가 러시아의 정치·경제 중심지에도 똑같이 적용되게 됐다. 앞서 4월 1일부터 시행된 해당 지역의 금지 조치는 2031년 3월 만료될 예정이었다.
전력 수요가 배경
모스크바주 에너지부는 이번 확대 조치를 두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러시아의 전반적인 입장 변화라기보다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해당 지역에서 빠르게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에는 현재 전력망에 연결된 데이터센터 65곳이 있으며 합산 용량은 734메가와트에 달한다. 이 중 모스크바주에만 위치한 19개 시설의 용량이 233메가와트를 차지한다.
이 같은 인프라 확충은 전력망 용량을 둘러싼 경쟁을 한층 심화시켰고, 지속적이고 고밀도의 전력을 끌어다 쓰는 채굴업자들은 다른 산업이나 소비자 공급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규제하기 가장 쉬운 대상으로 점점 더 지목받고 있다.
더 큰 흐름의 일부
러시아의 채굴 규제는 정부가 전력망이 취약한 지역에 한해 지방정부 차원의 금지를 처음 허용한 2024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규제 대상 지역 목록은 꾸준히 늘어왔고, 이번에 추가된 지역들은 러시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이 처음으로 명단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32년까지 이어지는 이번 금지 조치의 기간은 모스크바 당국이 전력 제약을 일시적인 부족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 과제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운영 중이던 채굴업자들은 금지 조치가 발효되기까지 약 2주 안에 사업장을 이전하거나 운영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