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여름 휴회를 앞두고 크립토 시장구조 법안 처리에 필요한 시간을 사실상 다 써버렸다. 의원들이 약 일주일 뒤면 워싱턴을 떠날 예정인데도 아직 절차 표결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 7월 31일 기준으로 상원은 본회의 표결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첫 단계인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화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심의 동의안(motion to proceed)조차 제출하지 못했다.
상원은 목요일 다음 주 절차 표결 일정을 전혀 잡지 않은 채 휴회에 들어갔고, 이로써 결정적인 시기로 여겨졌던 이번 주 법안의 운명은 불투명해졌다. 휴회가 시작되면 상원은 9월에나 복귀하며, 이는 후속 조치가 가을 일정까지 밀린다는 의미다.
최대 쟁점은 여전히 '윤리 조항'
법안 처리를 가로막는 가장 큰 미해결 쟁점은 윤리 관련 조항이다.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 톰 틸리스(Thom Tillis) 상원의원은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7월 31일 백악관에 수정된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 밖의 쟁점들, 이를테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수익률 요건, 법 집행 권한, 그리고 CFTC의 디지털자산 관할권을 다루는 농업위원회 조항 등은 상대적으로 풀기 쉬운 문제로 여겨진다.
이번 주 전면 통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절차 표결만 이뤄져도, 9월 복귀 이후 법안이 더 빠르게 움직일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지자들과 업계 단체들 입장에서는 가을 회기를 앞두고 내세울 만한 근거가 하나 생기는 셈이다.
"시간이 없다" 경고하는 업계
크립토혁신위원회(Crypto Council for Innovation)는 이 시점을 활용해 목소리를 높였다. 목요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크립토 개발자의 80%가 미국 밖에서 활동 중이고, 시장 점유율의 88%가 역외에 몰려 있다. 위원회의 르네 바턴(Renée Barton) 디렉터는 판돈이 무엇인지 직설적으로 짚었다. "이 시장을 미국에서 규제 없이 방치하기엔 너무 크다는 건 누가 봐도 명백합니다."
당장의 입법 절차를 넘어, 이 법안의 운명은 정치적 신호로도 주목받고 있다. 절차 표결이 이뤄지느냐 마느냐는 크립토 중심 정치자금위원회(PAC)들이 중간선거 캠페인 자금 지원 방향을 정하는 데 쓰일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여름 시한이 다가오면서 여야 상원의원 모두에게 가해지는 압박도 한 겹 더 두꺼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