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민트(Fairmint) CEO 조리스 들라누에가 경고음을 내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의 토큰화 주식 붐이 반세기 전 월가의 결제 시스템을 거의 무너뜨렸던 것과 똑같은 실패 방식을, 이번엔 디지털 형태로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거래를 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그 아래를 떠받치는 인프라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1960년대 위기는 거래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생긴 게 아니었다"고 들라누에는 말했다. "거래하려는 사람들을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실제로 1960년대 후반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일일 거래량은 약 500만 주에서 1,200만 주 이상으로 두 배 넘게 뛰었고, 여전히 손으로 종이 주권을 처리하던 백오피스가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결제 실패가 쌓이고 주식이 실종되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NYSE는 1968년 한동안 수요일마다 거래소 문을 닫고 밀린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이 붕괴는 결국 예탁결제원(DTCC) 설립으로 이어졌다.
배포 속도가 소유권 기록을 앞지르고 있다
들라누에의 주장은 이렇다. 오늘날의 토큰화 주식 플랫폼들은 더 많은 투자자에게 비상장 기업 지분 접근권을 주는 실질적이고 정당한 문제를 풀어가고 있지만, 정확하고 상호운용 가능한 소유권 기록을 구축하는 훨씬 어려운 작업보다는 배포 속도를 훨씬 더 빠르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토큰화가 그저 겉치레에 그친다면, 즉 기존에 존재하던 수작업 컴플라이언스 검증과 오프체인 결제 레일 위에 블록체인이라는 포장지만 씌운 것에 불과하다면, 기존 문제를 고치기는커녕 새로운 파편화 지점만 늘리는 결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
이 위험은 서로 경쟁하는 플랫폼들이 누가 무엇을 소유하는지 기록하는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시스템을 각자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더 커진다. 들라누에는 토큰화 주식을 상장하려는 거래소의 숫자가 아니라 상호운용성이야말로 온체인 증권이 지속 가능한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1968년 월가를 괴롭혔던 것과 똑같은 조정(reconciliation) 문제를 더 빠르게 만들어내는 수단에 그칠지를 가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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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민트가 건 온체인 이전대리인이라는 승부수
페어민트는 대안적 접근의 시험 사례를 자처한다. 이 회사는 SEC에 등록된 이전대리인으로서, 블록체인 원장을 별도의 오프체인 원장과 나란히 유지하는 대신 블록체인 자체를 권위 있는 주주 기록으로 취급한다. 이 회사의 오픈 캡 테이블 프로토콜(Open Cap Table Protocol)은 기관용으로 설계된 프라이버시 지원 블록체인인 캔튼 네트워크(Canton Network) 위에서 작동하며, 180개가 넘는 발행사·펀드에 걸쳐 16억 달러 이상의 지분 가치를 관리해왔다.
들라누에 본인이 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입지는 2025년 12월 더 커졌다. 당시 페어민트는 그의 선임 소식을 발표했다. 캔튼 재단(Canton Foundation) 이사회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그는 예탁결제원(DTCC), 유로클리어, HSBC, 디지털 애셋, 브로드리지 등의 대표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핀테크 창업자가, 지난 세기 페이퍼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세워진 바로 그 기관, 그리고 토큰화 증권이 어떻게 결제되느냐에 각자 이해관계를 가진 은행들과 한 테이블에 앉게 된 셈이다.
지금 이 비교가 중요한 이유
이를 제대로 풀어내야 한다는 판돈은 토큰화된 비상장 시장 활동의 규모가 커질수록 함께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의 새로 상장된 주식이 8월 내내 수억 주 규모의 내부자 물량 해제를 소화하고 있는 것처럼, 토큰화 주식 플랫폼들도 비상장 기업들을 앞다퉈 온보딩하는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언젠가는 이 속도가 그들의 결제·기록 관리 인프라가 실제로 그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게 될 것이다. 1968년 월가가 종이 위에서 낙제했던 바로 그 시험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