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행정부가 UAE에 첨단 미국산 AI 반도체 접근권을 확대해준 결정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워런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일가와 연관된 사업체에 UAE 관련 단체들이 잇달아 크립토 투자를 단행한 직후 나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상무부의 이번 조치는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 이해관계가 해당 기관의 운영과 우리 국가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A glowing circuit board with a central processing u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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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의 중심에 놓인 두 건의 투자

서한은 두 건의 거래를 짚었다. 2026년 1월, UAE 국가안보보좌관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 배후에 있는 아부다비 소재 기업이 트럼프 일가의 크립토 벤처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별도로, 셰이크 타눈이 의장을 맡고 있는 아부다비 투자사 MGX는 월드리버티의 스테이블코인 USD1을 이용해 바이낸스에 2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완료했다.

이 거래들 직후 상무부는 UAE를 A:5 국가군으로 재분류했는데, 이는 라이선스 없이도 AI 반도체를 수출할 수 있는 접근권을 대폭 넓혀주는 등급이다. 상무부는 또 바이낸스 투자의 배후이기도 한 바로 그 MGX와 연관된 반도체·서버 라이선스 신청을 우호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서한 이전부터 나온 '부패 거래' 의혹

워런이 이 문제를 제기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부 매체에서 '스파이 셰이크'로 묘사되기도 한 셰이크 타눈과 트럼프 크립토 지분 사이의 연관성이 보도된 이후, 워런은 올해 초 이미 행정부의 완화된 수출 규정을 '부패 거래'라 칭하며 루트닉 장관과 제프리 케슬러 차관보의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을 요구한 바 있다. 그는 또 이 완화 규정을 두고 다른 연방 기관들이 재수출을 통해 해당 기술이 결국 중국이나 이란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는지 여부도 계속 캐묻고 있다.

왜 중요한가

상무부 측은 이번 결정이 UAE와의 안보 파트너십, UAE의 기술 안전장치, 그리고 미국 산업과의 더 폭넓은 투자 관계에 근거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발표된 규정 자체에는 USD1이나 월드리버티파이낸셜, 트럼프 일가의 수익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도 강조해왔다.

이번 분쟁은 크립토 정책, 국가안보 수출 통제, 그리고 대통령의 이해충돌 의혹이라는 세 갈래가 교차하는 지점에 놓여 있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스테이블코인이 대형 국부펀드급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한 이후, 이 벤처의 딜메이킹은 워싱턴 정가에서 거듭 불거지는 뇌관이 됐다. UAE 연계 기업을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흘러들어가고 있는 지금, 워런의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행정부와 연관된 크립토 벤처와의 연결고리가 있는 수출 통제 결정들이 앞으로 얼마나 엄격하게 감시받을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