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지갑이 최근 사흘 동안 7,700 BTC, 원화로 환산하면 약 5억 7,660만 달러어치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체인 트래커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가장 최근 물량인 2,700 BTC(2억 1,180만 달러)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몇 달 만에 가장 강한 순유입 흐름을 보이던 시점에 시장으로 풀렸다. 매도 규모와 속도 때문에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이 지갑이 최근 랠리에 대한 대형 보유자의 차익실현인지, 상승세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신호인지를 두고 해석이 갈리고 있다.

시장은 정확히 둘로 나뉜 모습이다. 한쪽에서는 익명의 보유자가 대규모 비트코인 포지션을 꾸준히 현금화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현물 ETF를 통해 자금을 들이는 기관 매수세가 며칠째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체인 고래와 ETF 기반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이 이렇게까지 다르게 갈리는 경우도 흔치 않다.

A Mystery Whale Sold $576M in Bitcoin as ETFs Kept Buying
Image via @lookonchain on X

ETF, 매수 행진을 이어가다

8월 20일 목요일,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5억 700만 달러가 유입됐다. 5월 첫째 주 이후 최대 일일 유입액이자 사흘 연속 순유입이었다. 이 중 블랙록의 IBIT가 2억 8,500만 달러, 전체 수요의 56%를 흡수하며 선두를 지켰다. 흐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ETF 자금 흐름 데이터를 보면 21일 금요일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3억 700만 달러가 추가로 들어오며 순유입 행진이 닷새 연속으로 늘었고, 같은 날 이더리움 현물 ETF에도 1억 8,500만 달러가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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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기관 데스크들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별도의 온체인 추적 자료에 따르면 블랙록 고객들은 2억 3,928만 달러어치의 BTC를, 피델리티 고객들은 3,019만 달러를 추가 매수했고, 비트와이즈 고객들은 XRP를 1,689만 달러어치 사들였다. 특정 펀드 하나에 수요가 몰린 게 아니라 여러 ETF 발행사에 걸쳐 폭넓은 매집이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엇갈린 흐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5억 7,660만 달러 규모의 매도는 절대금액으로는 크지만, 이 랠리가 이어지는 동안 ETF로 매일 유입된 수억 달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다. 다시 말해 이 고래의 매도 물량은 지금까지 랠리를 흔들기는커녕 무난히 흡수됐다는 뜻이다. 과거 고래 매도가 ETF 유출과 겹쳐 급락으로 이어졌던 시기와는 확연히 다른 그림이다.

그렇다고 해도 대형 보유자 한 곳의 지속적인 매도는 눈여겨볼 만한 신호다. ETF 수요가 식는 순간 언제든 잡음에서 변수로 뒤바뀔 수 있는 종류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저울이 매수 쪽으로 기울어 있다. 닷새 연속 ETF 순유입 대 사흘간의 고래 매도라는 구도는, 시장이 상당히 집요한 매도자 한 명쯤은 충분히 소화할 만큼 새로운 기관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비트코인이 2023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한 최근 흐름과도 맥이 닿아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