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 레이 달리오가 다시 한번 채권에서 빠져나와 실물자산으로 옮기라고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그는 미국 정부 재정이 그가 말하는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게시물에서 이렇게 적었다.

"일반적인 조언으로는,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가 튼튼하고 내부 정치나 대외 지정학적 갈등이 심각하지 않은 자산군과 국가에 잘 분산투자하되, 채권 같은 부채 자산은 비중을 줄이고 금과 소량의 비트코인 비중은 늘릴 것을 제안한다."

그의 경고를 뒷받침하는 수치는 냉정하다. 미국 정부는 연간 약 5조 5,000억 달러를 세수로 걷는 반면 지출은 7조 5,000억 달러에 달해, 연간 재정적자가 2조 달러에 가깝다. 연방부채는 32조 달러에 이르고, 달리오는 연간 부채 상환 부담을 11조 달러로 추산한다. 이 수치가 맞다면, 어느 정당이 워싱턴을 장악하든 상관없이 연방예산에서 갈수록 더 큰 몫을 잠식하게 될 것이다.

Pattern of united states one hundred dollar b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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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반복되는 '거대한 부채 사이클'

달리오는 이 상황을 자신이 이름 붙인 '거대한 부채 사이클(Big Debt Cycle)'의 일부로 설명한다. 정부가 부채 상환 비용이 다른 우선순위를 밀어낼 때까지 계속 빚을 늘리다가, 결국 긴축·디폴트·통화가치 절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는 반복적인 패턴이다. 그는 일본의 미국 국채 매각, 상승하는 장기 금리, 약세로 돌아선 달러를 이 사이클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초기 증거로 지목했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이른바 '3% 솔루션'이다. 지출을 줄이고 세수를 늘리는 동시에 금리를 낮춰,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수준까지 끌어내리자는 것이다.

달리오에게 이번 발언이 새로운 입장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조금씩 달라져 왔다. 그는 이미 2025년 7월에 비트코인과 금을 합쳐 15%를 배분하라고 권고한 바 있고, 최근에는 금에 10~15%를 배분하고 그 위에 비교적 작은 비트코인 포지션을 더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가 일관되게 강조해온 건 금이 여전히 자신이 선호하는 실물자산이라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개인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 비중이 1%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는데, 블록체인상의 감시 우려와, 최근에는 양자컴퓨팅이 비트코인 암호체계에 가할 수 있는 이론적 위험을 그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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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금과 비트코인인 이유

두 권고를 관통하는 논리는 같다. 금도 비트코인도 중앙은행 정책으로 찍어내거나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부채 부담을 인플레이션으로 덜어내려 할 때 달리오가 예상하는 통화가치 절하에 구조적으로 저항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최근 온스당 4,600달러를 넘어선 금값 랠리는 국채에서 빠져나와 이런 논리에 베팅하는 기관 매수세의 포지셔닝을 이미 일부 반영하고 있다.

달리오는 이 두 자산을 법정화폐, 그리고 그 화폐로 표시된 채권과 구분되는 '경화(hard money)' 범주에 놓는다. 투자자들이 그의 배분 비율을 그대로 따르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 발언이 보내는 신호 자체가 더 의미 있다.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매크로 목소리 중 한 명이 미국의 부채 위기를 발생 여부가 아니라 시점의 문제로 보고, 그에 맞춰 포지션을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