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워터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채권 비중을 줄이고 금과 비트코인 쪽으로 옮겨 타라고 조언하고 나섰다. 미국 부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포트폴리오의 10~15%를 금으로, 여기에 “약간의” 비트코인을 더하라고 권했는데, 정부 재정이 악화되는 국면에서 이 조합이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근거로 든 숫자들도 구체적이다. 달리오는 올해 미국 정부 세수를 약 5조 5,000억 달러, 지출은 7조 5,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차이는 2조 달러에 달한다. 이자 비용만 연간 1조 달러에 육박하고, 기존 부채 중 약 10조 달러는 조만간 만기가 돌아와 재융자가 필요하다. 재정적자는 GDP 대비 약 6%로, 그가 지속 가능하다고 보는 3% 선의 두 배 수준이다.

Ray Dalio Says Sell Bonds, Buy Gold and 'a Bit' of Bitcoin as Debt Risk Bui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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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나타난 경고 신호들

달리오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최근 장기채 바이백을 확대한 것을 두고 압박이 이미 표면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짚었다. 정부가 금리를 관리하려고 자기 부채를 되사들이는 상황 자체가, 그가 오래전부터 이야기해 온 ‘거대한 부채 사이클’ 이론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이자 부담이 투자자 수요 약화와 부딪히면 결국 금리를 더 올리거나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부채를 흡수하는 두 갈래 길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고, 어느 쪽이든 시간이 지나며 통화 가치를 갉아먹는다는 논리다. 그는 이런 위기 국면이 “3년 뒤, 오차범위는 2년 정도”로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약해지는 해외 수요

달리오 주장의 핵심은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수 심리가 식고 있다는 점인데,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6월 한 달에만 720억 달러 줄어 9조 3,000억 달러로 내려앉았고, 이는 4개월 중 세 번째 월간 감소로 누적 감소폭이 1,900억 달러에 이른다. 전통적으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해 온 일본도 같은 기간 엔화 방어 과정에서 보유액을 약 260억 달러 줄였다. 달리오가 경고하는 바로 그 시나리오, 즉 주요 매수 주체의 수요 이탈이 정부를 궁지로 모는 흐름이 이미 진행 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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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트코인이 등장하는가

달리오가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이렇다. 정부가 부채 부담을 줄이려 통화 가치를 인플레이션으로 희석시키기 시작하면,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정부가 찍어내지 않는 화폐”가 명목화폐보다 가치를 더 잘 지켜낸다는 것이다. 그는 지출 축소, 세수 확대, 금리 인하를 동시에 추진해 재정적자를 GDP 대비 3%로 되돌리는 3단계 처방을 제시하면서도, 정책 당국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밀어붙이는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때까지 그의 조언은 한결같다. 금과 소량의 비트코인을, 이미 후반부에 접어들었다고 그가 보는 부채 사이클에 대비한 보험으로 삼으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