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캐시(ZEC)가 이번 주 800달러 선을 뚫으며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물 시장의 투기적 매수세와 그레이스케일이 자사 지캐시 트러스트를 상장형 현물 ETF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다. 이 프라이버시 코인은 한 구간에서만 48% 올랐는데, 2018년 1월 세웠던 약 800달러 고점을 넘어 8년 만에 처음으로 그 위에서 버티고 있다.
지캐시 선물 거래량은 약 45억 5,000만 달러에 달한 반면 현물 거래량은 약 5억 5,300만 달러에 그쳤고, 미결제약정은 13억 5,000만 달러 안팎이다. 이 비율만 봐도 이번 상승을 이끄는 주체가 현물 매수자가 아니라 레버리지 트레이더들이라는 게 드러난다. 이번 랠리는 2025년 저점 대비 이미 1,400% 넘게 오른 상승분 위에 쌓인 것이다. 당시만 해도 ZEC는 사실상 잊혀진 프라이버시 토큰 취급을 받았다.
그레이스케일의 네 번째 도전
이번 상승을 촉발한 계기는 절차적이지만 파급력은 상당하다. 그레이스케일이 8월 18일 SEC에 Form S-3 등록신고서에 대한 네 번째 수정안을 제출하면서, 기존 지캐시 트러스트를 NYSE 아르카에 ZCSH라는 티커로 상장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트러스트를 현물 ETF로 전환시켜 대규모 기관 자금을 끌어들였던 것과 같은 방식이고, 트레이더들은 이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여기에 힘을 더하는 소식도 있다. DCG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가 이 트러스트를 통해 ZEC 약 20만 개, 최근 가격 기준 약 1억 6,300만 달러 규모를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비구속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TF 신청과 별개로 기관들의 지캐시 물량 확보 의지가 깊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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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비트코인’ 서사
이번 열기의 일부는 멀티코인캐피털이 2026년 5월 상당한 규모의 ZEC 포지션을 공개하며 하루 만에 30% 넘는 랠리를 촉발했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라이버시 기능이 디지털자산 전반에서 구조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게 멀티코인의 핵심 논리였고, 이후 더 많은 트레이더들이 이 논리에 동조하며 지캐시의 은닉 거래 기술을 비트코인이 끝내 풀지 못한 영역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급반전의 역사도 함께
지캐시 차트에는 흥분과 함께 경고도 새겨져 있다. 30% 이상의 랠리 뒤에는 역사적으로 그에 못지않은 급격한 조정이 며칠 안에 뒤따랐고, 프라이버시 기능을 둘러싼 규제 우려로 일부 지역에서는 상장폐지를 겪기도 했다. ETF 수정신청서 제출은 어디까지나 의사표시일 뿐이라, ZCSH 상장에 대한 SEC의 심사·승인 일정은 여전히 미지수이며 과거 프라이버시 코인 관련 신청들은 오랜 시간 심사를 받아온 전례가 있다. 그럼에도 지금으로서는 선물 데스크들이 이번 신청을 지캐시의 은닉 거래라는 틈새 영역이 전통 금융권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가장 뚜렷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