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현물 가격이 금요일 랠리를 이어가며 온스당 2% 가까이 오른 4,606.99달러를 기록했다. 이미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운용 방식을 뒤바꿔 놓은 흐름에 또 한 겹을 더한 셈이다. 이제 금은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자산의 26.3%를 차지하며 20.2%에 그친 미국 국채를 앞질렀다. 이 역할에서 금이 국채를 넘어선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기록은 하루짜리 이변이 아니다. 중앙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금이 전 세계 준비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 20%에서 이미 27%까지 올라섰고, 같은 기간 국채 비중은 25%에서 22%로 줄었다. 즉 이번 주의 가격 움직임은 새로운 흐름의 시작이 아니라 1년 넘게 이어져 온 전환을 더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다.

Gold Extends Rally to $4,607 as It Cements Lead Over Treasu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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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들 "매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가 발표한 2026 중앙은행 금 보유 설문조사는 76개 기관이 응답해 조사가 시작된 지 9년 만에 최고 참여율을 기록했다. 준비자산 운용 담당자의 89%는 향후 12개월간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고, 자국 기관의 보유량이 늘어날 것이라 답한 비율도 역대 최고인 45%에 달했다. 최근 4년간 중앙은행들은 연평균 1,000톤의 금을 매입해 왔는데, 이는 이전 10년 평균인 500톤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중국, 폴란드, 튀르키예, 인도가 가장 꾸준한 매수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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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도 향하는 같은 부채 불안감

국채에서 벗어나 실물자산으로 옮겨가는 흐름은 중앙은행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브리지워터 창업자 레이 달리오도 이번 주 같은 흐름을 짚었다. 그는 최근 국채 시장의 움직임이 '거대한 부채 사이클'의 후반부를 보여주는 신호이며, 미국의 부채 위기가 "3년 후쯤, 앞뒤로 2년 정도의 오차를 두고"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포트폴리오의 10~15%를 금으로, "약간"은 비트코인으로 헤지할 것을 권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이번 주 있었던 비트코인의 기관 매집 흐름도 중앙은행의 금 매수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성격의 거래로 묶인다.

판도를 바꿀 변수는 무엇인가

설문에 응한 중앙은행의 84%는 5년 후 금이 준비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고, 74%는 준비자산 전반에서 달러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밀어붙이는 재정·지정학적 압박이 급격히 반전되지 않는 한 금에 대한 구조적 강세론은 앞으로도 탄탄해 보인다. 남은 질문은 비트코인이다. 달리오나 판테라캐피털의 코스모 지앙 같은 자산운용가들이 점점 비트코인을 '같은 헤지 수단의 축소판'으로 규정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금이 이미 올라탄 것과 같은 기관 자금 유입의 물결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