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논쟁적이었던 제안이 지난 주말 중요한 문턱을 넘었다. 토요일 19시 35분(UTC) 무렵 블록 961,632에 도달하면서 BIP-110이 의무 시그널링 구간에 들어간 것이다. 이 구간은 채굴자들이 해당 변경안에 찬성하는지 여부를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하는 단계다. 시그널링 창구는 약 4주 뒤인 블록 965,664까지 열려 있지만, 초반 수치는 냉랭하다. 찬성 시그널을 보낸 채굴자는 전체의 2.5%도 안 돼, 활성화에 필요한 55%에는 한참 못 미친다.
BIP-110은 오디널스(Ordinals) 인스크립션이나 대용량 OP_RETURN 페이로드를 비롯한 비금융성 데이터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되는 것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찬성 측은 이 변경이 금융 거래를 위한 블록 공간을 지켜준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측은 소수파가 밀어붙이는 성급한 절차를 통해 비트코인의 '허용되는 용도'를 위에서 정하려는 시도라고 맞서고 있다.
침묵하는 채굴자들
표면에 드러난 낮은 지지율 뒤에는 그보다도 더 얇은 실제 참여 기반이 있다. 시그널링 데이터를 다룬 보도를 보면 파운드리, 앤트풀, 비아BTC 등 주요 풀들은 아직 찬반 어느 쪽으로도 시그널을 보내지 않았고, BIP-110 찬성 해시레이트는 대부분 오션(Ocean)과 러프넥스·베어풋 마이닝 같은 소규모 독립 채굴자 몇 곳에서 나오고 있다. 파운드리 측은 자사 풀 해시레이트의 51% 넘는 지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찬성 시그널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아직 그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내용을 넘어 방식을 둘러싼 다툼
이 제안의 지지자들은 채굴자가 아니라 노드 운영자들이 시그널을 보내지 않는 채굴자의 블록을 거부함으로써 규칙을 강제하는 방식, 즉 사용자 강제 소프트포크(UASF)를 통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17년 세그윗(SegWit) 활성화 당시 채굴자들의 완전한 동의 없이도 사용자들의 압박으로 도입이 관철됐던 전례를 그대로 떠올리게 하며, BIP-110 지지자들도 이 선례를 직접 근거로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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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론자들은 이번 사례를 그때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본다. 지금 지지율이 훨씬 낮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 마이클 세일러와 블록스트림 CEO 아담 백 모두 이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는데, 특히 백은 채굴자 지지가 2.5% 안팎에 불과한 상태에서 강행 활성화를 밀어붙이면 진짜 체인 분열, 즉 노드와 채굴자들이 서로 다른 규칙 편에 서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가 둘로 쪼개지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째깍이는 4주
시그널링 창구가 블록 965,664까지 열려 있는 만큼, 이제 관심은 앞으로 몇 주 사이 지지세가 의미 있게 불어날지, 아니면 이대로 기준치를 크게 밑돈 채 제안이 멈춰 설지로 옮겨간다. 어느 쪽이든 위험은 남는다. 지지 기반이 얇은 상태에서 강제로 활성화를 밀어붙이면 합의 자체가 갈라질 수 있고, 반대로 시도가 실패로 끝나면 비트코인 블록 공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논쟁은 그대로 미해결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