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특정 해외 송금 건을 최대 24시간 보류한 뒤 결제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한다. 자금이 회수 불가능한 지점을 넘어가기 전에 기관들이 사기를 걸러낼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조치다. 이 규정은 1만 달러를 넘는 금액을 자기보관 지갑이나 해외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VASP)로 보내는 송금을 대상으로 하며, 2027년부터 시행된다.
기준선은 단일 거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새 규정에서는 1만 달러라는 금액을 누적 기준으로도 산정할 수 있어, 같은 고객이 같은 날 여러 차례에 나눠 보낸 송금이라도 합산액이 그 선을 넘으면 보류 대상이 된다. 은행과 금융기관들은 이렇게 걸러진 송금 건에 대해 추가 위험 평가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
중앙은행 측은 이번 조치를 자금 동결이 아니라 일종의 속도 제한으로 규정하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당국은 이 규정이 "기관들에 의심스러운 활동을 포착하고 금융 사기와 연루된 자금이 회수 불가능한 시점을 넘어 이체되는 것을 막을 시간을 더 벌어준다"면서도, "이는 암호화폐 자산을 동결하거나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컴플라이언스 심사를 통과한 거래는 보류 기간이 끝나는 대로 평소처럼 처리된다.
외면하기엔 너무 큰 시장
브라질 규제당국이 걸어놓은 판돈은 작지 않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크립토 시장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약 3,180억 달러에 이르는 거래량을 처리했는데, 이는 라틴아메리카 전체 거래 활동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런 규모 덕분에 브라질은 합법적인 채택과 불법 자금 흐름 양쪽 모두에서 핵심 관찰 대상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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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을 거치는 크립토 자금 중 불법 성격을 띤 흐름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마약 밀매, 제재 회피, 자금세탁 네트워크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입액이 2025년 전체 적발 거래의 절반을 넘었고, 불법 크립토 활동의 총 가치는 2024년 590억 달러에서 2025년 1,540억 달러로 뛰었다. 같은 기간 제재 회피와 연계된 자금 흐름만 놓고 보면 694% 급증해 1,040억 달러에 달했다.
합법적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단속이 강화되는 와중에도 브라질 내 일반적인 크립토 수요는 오히려 가속하고 있다. 합법적 거래량은 2026년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어 62억 4,000만 달러에서 146억 8,000만 달러로 뛰었다. 이는 규제당국이 악성 행위자를 억제하는 것과 빠르게 성장하는 소매·기관 시장을 지켜내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처지에 있음을 잘 보여준다.
2027년이라는 시행 시점까지 거래소들에는 요건에 해당하는 송금을 걸러내고 보류할 컴플라이언스 인프라를 구축할 시간이 약 1년 남짓 주어진 셈이다. 이번 조치는 브라질이 크립토 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한 트래블룰 요건을 전면 도입하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으며, 자국의 디지털자산 규정을 국제 자금세탁방지(AML) 기준에 맞추려는 더 넓은 움직임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