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8월 20일 혁신자문위원회(Innovation Advisory Committee)의 첫 회의를 열었다. "크립토 규제의 진화: 불확실성에서 명확성으로"라는 제목 아래 세 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회의는 지난 1월 기존 기술자문위원회를 대체하며 출범한 위원회의 첫 활동이다. 이 위원회는 위상이 만만치 않다. 43명의 위원 명단에는 코인베이스, 리플, 크라켄, 제미니, OKX, 솔라나랩스의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CME그룹, 나스닥,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의 수장까지 이름을 올렸다.

로빈후드 CEO 블라드 테네브는 개회 세션에서 위원회가 "소유권을 확대하고 차세대 자본시장을 구축하며 미국이 앞장서 나가도록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공식 임무는 블록체인을 필두로 한 기술 변화가 파생상품·상품시장 전반의 규제 체계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CFTC에 자문하는 것이다. 위원회 설립을 알린 연방관보 공고에 따르면 이 임무의 범위는 크립토를 넘어 인공지능과 예측시장까지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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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그 "어떻든 규정은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파장이 컸던 발언은 마이클 셀리그 CFTC 위원장에게서 나왔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법안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크립토는 시장구조 규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법안이란 디지털 자산에 대한 CFTC와 SEC의 감독권을 공식적으로 나누기로 한, 그러나 상원에서 멈춰 서 있는 클래리티법을 가리킨다. 셀리그는 클래리티법이 여전히 CFTC가 선호하는 경로라고 덧붙였지만, 이 발언은 수개월간 규제 당국이 암시해온 바를 명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법안을 상원 밖으로 아직 꺼내지도 못한 의회를 기다리기보다, 두 기관 모두 자체적인 규정 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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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없는 규정 제정

이런 기조는 통화감독청(OCC)과도 비슷하다. OCC 역시 더 폭넓은 크립토 시장구조 입법이 표류하는 와중에도 11월까지 지니어스법 스테이블코인 규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별도로 밝힌 바 있다. 이런 흐름은 연방 규제기관들이 법률보다 기관 차원의 규정 제정을 더 믿을 만한 수단으로 점점 더 여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클래리티법의 9월 15일 상원 토론종결 표결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거래소와 커스터디 업체 입장에서 이런 이원화된 경로는 기회이자 위험이다. 기관 지침은 입법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지만 차기 행정부에 의해 더 쉽게 뒤집힐 수도 있다. 반면 서명된 법률은 업계가 2023년부터 요구해온 시장구조를 확실히 못박아둘 수 있다. 위원회의 다음 회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