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7월 한 달간 금 20톤을 준비자산에 추가했다. 2023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의 월간 매입이자, 21개월 연속으로 금 보유량을 늘린 결과다. 7월 매입은 올해 들어 이어져 온 매입 가속화의 연장선이다. 6월엔 15톤, 5월엔 10톤을 사들였는데, 단순히 보유량을 유지하는 수준이 아니라 꾸준히 늘려가는 패턴이 뚜렷하다.
중국 혼자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2026년 2분기에만 순 289톤의 금을 사들였는데, 이는 전년 대비 62% 늘어난 수치이자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2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1분기 순매입량 244톤에 이어지는 흐름이다. 크립토브리핑 보도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중앙은행들은 연평균 약 1000톤의 금을 순매입해왔다. 이는 이번 10년간 글로벌 준비자산 관리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자리 잡은 규모다.
매입 이면의 달러 다변화 논리
세계금협회(WGC)가 실시한 '2026 중앙은행 금 보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중앙은행의 45%가 향후 12개월 안에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고, 89%는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이 이 기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통화 측면이다. 응답 기관의 74%가 향후 5년 안에 글로벌 준비자산 내 달러 보유 비중이 소폭 혹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84%는 같은 기간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중국의 경우 전략적 셈법이 비교적 뚜렷하다. 달러 표시 자산 제재에 대한 취약성을 낮추고 더 독립적인 통화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도인데, 이는 중앙은행들이 영란은행이나 미국 연방준비은행 뉴욕 지점 같은 전통적 수탁 금고 대신 자국 내에 금을 보관하는 비중을 늘려가는 흐름에서도 드러난다.
기관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의 논리와 겹치는 지점
이번 금 매입 사이클의 규모와 논리는 크립토 시장 관찰자들에게도 눈여겨볼 만하다.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 맷 호건이 제시해온 비트코인의 기관 채택 논리와 거의 그대로 겹치기 때문이다.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대형 자본 풀이 점차 자산을 재배분하면서, 금이 변방의 자산에서 주류 준비자산으로 탈바꿈해온 과정과 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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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월 연속 매입이 시사하는 것
단 한 달의 금 매입이라면 전술적 포지셔닝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21개월 연속 순매입은 선언된 정책 기조에 훨씬 가깝다. 올해 들어 매입 규모가 5월 10톤에서 7월 20톤으로 가속화됐다는 점은, 금값이 오르는 와중에도 중국이 이 기조를 늦출 생각이 없다는 신호로 읽힌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중앙은행이 비달러 준비자산에 이 정도로 지속적이고 늘어나는 방식으로 힘을 싣는다는 건, 시장이 통상적인 포트폴리오 관리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종류의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