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공동창업자 자오창펑(CZ)이 7월 31일 아세안 테크 서밋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가 결국 자국 스테이블코인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의 성장은 크립토 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다니는 방식이 아니라, 규제 당국과 더 긴밀히 소통하는 데 달려 있다고 짚었다.

이 발언이 나오기 불과 사흘 전, 자오는 마닐라에서 열린 같은 서밋의 노변담화 자리에서 더 구체적인 규제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 전역에 적용되는 크립토 라이선스 상호인정(패스포팅) 제도다. 이 구상대로라면 아세안 한 국가에서 이미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업은 역내 다른 국가에서 전면 재신청 대신 간소화된 승인 절차만 거치면 되며, 열 개의 개별 규제 체계를 각각 통과해야 하는 크립토·스테이블코인 사업자들의 현재 규제 부담을 줄여준다. 자오는 이 패스포팅 모델 아래에서도 규제 당국이 신청 기업을 심사할 수는 있다며, 다만 중복 서류 작업을 강요당하지는 않게 된다고 주장했다.

CZ: Every Country Will Eventually Need Its Own Stable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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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발언, 하나의 논지

두 발언을 함께 놓고 보면 자오의 일관된 시각이 드러난다. 스테이블코인이 표준적인 국가 인프라로 자리 잡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그렇게 되는 과정에서 크립토·스테이블코인 사업자를 규율하는 규제 체계는 더 늘어나기보다 하나로 통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두 발언 모두 정책이라 할 만한 것은 아니다. 아세안의 어떤 규제 당국이나 정부 간 기구도 공식적인 패스포팅 제안이나 협의, 목표 시한을 발표한 적은 없으며, 자국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자오의 언급 역시 바이낸스의 어떤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전망일 뿐이다.

이번 발언의 시점도 눈에 띈다. 2026년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논의는 대부분 국경 간 결제를 장악한 달러 연동 토큰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각국이 결국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게 될 것이라는 자오의 구도는, 현재 달러 토큰이 지배하는 시장보다 훨씬 파편화된 스테이블코인 지형을 가리킨다. 마치 전통 외환시장에서 각국 통화가 경쟁하듯, 온체인에서도 국가별 통화가 경쟁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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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두 발언 모두 구속력 있는 정책이라기보다는 크립토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한 명이 내놓은 업계 논평에 가깝다. 다만 이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규제 파편화야말로 스테이블코인이 더 확산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주장하는 주요 거래소 경영진들의 공개 발언 대열에 하나를 더 보태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