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더리움 최초 ICO에 참여했던 한 지갑이 10년 넘는 시간 만에 처음으로 자금을 움직였다. 11년째 완전히 잠들어 있던 이 지갑은 0.1 ETH를 코인베이스로 전송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이 "0x6A53"이라는 라벨로 이 주소를 특정했는데, 최초 ICO 참여 당시 낸 돈은 단 620달러였다. 당시 토큰 판매가로 2000 ETH를 사들인 이 지갑은 이제 약 383만 달러 가치를 지니게 됐다. 원금 대비 약 6184배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룩온체인의 추적 게시물은 이번 자금 이동을 장기 휴면 이더리움 주소에 대한 일상적인 모니터링의 일환으로 포착했다고 밝혔다. 프리마인·ICO 시절 보유자들이 10년 넘는 침묵을 깨고 자금을 옮기는 사례가 늘면서, 이런 유형의 지갑은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더리움 초기 보유자들 사이의 공통된 패턴
이 지갑이 유일한 사례는 아니다. 다른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역시 2015년부터 잠들어 있던 또 다른 프리마인 이더리움 주소가 지난 7월 약 378만 달러 상당의 2000 ETH를 움직인 바 있다. 이 주소 역시 ICO 참여 당시 투자액이 약 620달러였다는 점에서, 비슷한 성격의 보유자이거나 같은 초기 참여자 그룹이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온체인 연구자들이 올해 추적한 다른 주소들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다. 263.50달러의 ICO 참여로 850 ETH를 보유하게 된 한 지갑은 대량 자금을 옮기기 전, 먼저 코인베이스로 1 ETH만 테스트 삼아 전송했는데, 이는 휴면 보유자들이 거래소 입금 주소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뒤 더 큰 금액을 옮기는 흔한 방식이다.
이번 사례에서도 전체 보유량에 비해 극히 작은 0.1 ETH만 우선 전송됐다는 점은 같은 신중한 패턴과 맞아떨어진다. 지갑 주인이 전체 포지션을 곧바로 처분하기보다 입금 절차를 먼저 시험해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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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갑들이 계속 등장하는 이유
2015년 이더리움 ICO는 초기 후원자들에게 토큰 하나당 1센트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ETH를 판매했다. 10년 전의 수백 달러짜리 소소한 투자가 지금은 수백만 달러 가치로 불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더리움이 여러 차례의 시장 사이클을 거치며 성숙해지고 가격대가 오르면서, 이런 초창기 지갑들이 꾸준히 조금씩 다시 깨어나고 있다. 그때마다 온체인 트래커들은 오늘날 존재하는 거의 모든 거래소, 지갑 서비스, 레이어2 네트워크보다도 오래된 주소에서 집중 매도 조짐이 나타나는지 주시하며 새삼 관심을 기울인다.
지갑 주인이 보유한 2000 ETH 전량을 매도할 생각인지, 아니면 단순히 자금을 정리하는 차원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룩온체인을 비롯한 유사 트래커들은 이런 초기 테스트 전송이 나타나면 이후 추가 이체가 있는지 계속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