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TF 업계가 사상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더케베이시레터(The Kobeissi Letter)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들어 지금까지 약 900개의 신규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다. 이 속도라면 12월까지 약 1470개가 새로 상장돼, 종전 최고 기록이던 2025년의 약 1050개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집계 기준과 마감일에 따라 다른 업계 트래커들은 더 높은 수치를 내놓기도 한다. 한 집계는 7월 중순까지만 1084개의 신규 출시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6월 한 달에만 228개가 출시된 역대 최다 월간 기록도 포함돼 있다. 어떤 집계를 쓰든 방향은 같다. 2026년은 신규 펀드 설정 기준으로 역대 가장 왕성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TF Launches Are on Pace to Shatter the All-Time Annual Record
Image via @KobeissiLetter on X

출시 붐 뒤에는 실제 자금이 따라붙었다. 올해 들어 ETF에는 7700억 달러 넘는 순자금이 유입됐고, 이 속도라면 연간 유입액이 2조 달러에 근접해 2025년의 1조 4900억 달러 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 전통적인 패시브 인덱스 추종형이 아닌 액티브 운용 상품이 신규 ETF 출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이 카테고리가 인덱스 추종이라는 뿌리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보여준다. 더 넓은 범위의 출시·유입 데이터는 ETF데이터베이스(ETF Database)의 2026년 펀드 출시 관련 지속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신규 펀드가 승자는 아니다

이 기록적인 페이스 뒤에는 최상위 성공작과 나머지 사이의 큰 간극이 가려져 있다. 라운드힐 메모리 ETF(Roundhill Memory ETF)는 크립토를 제외한 테마형 ETF 중 역대 가장 빠르게 성장한 펀드가 됐다. 상장 10거래일 만에 자산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5월 초에는 3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대다수 신규 펀드는 이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2021년 출시된 ETF 474개 가운데 37%가 2026년 3월까지 청산됐고, 자산 1억 달러를 넘어선 곳은 29%에 그쳤다. 전체 발행 규모는 사상 최대인데도 이 카테고리의 성공이 얼마나 소수에게 쏠려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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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지 못한 승자들의 붐

이번 출시 급증이 ETF 시장 모든 구석에서 고르게 나타나는 건 아니다. 테마형·액티브 펀드들이 기록적인 자금을 빨아들이는 동안에도 특정 섹터 상품은 정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 실제로 에너지 ETF만 놓고 보면 2025년 중반 이후 가장 가파른 유출 구간에서 4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출시가 사상 최대인 해라고 해서 기존 펀드 모두가 그 열기를 함께 누리는 건 아니라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