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장기간의 하락세 속에서도 대형 보유자들의 반격에 힘입어 1,900달러 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최근 며칠 새 고래 두 곳이 총 8만 ETH, 약 1억 5,200만 달러 상당을 자신의 포지션에 추가로 쌓았다. AMB크립토가 추적한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한 고래는 코인베이스 프라임에서 3만 ETH(5,721만 달러)를 인출해 새 지갑 세 곳에 분산했고, 다른 고래는 5만 ETH(9,573만 달러)를 인출한 뒤 그중 3만 6,530 ETH(6,994만 달러)를 새 주소로 다시 옮겼다. 이런 패턴은 통상 임박한 매도보다는 매집 행위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ETH는 최근 확인 시점 기준 1,923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24시간 기준 약 1.01% 상승했다. 지난주 저점 1,820달러에서 회복한 흐름이다. 다만 이 토큰은 2025년 8월 기록한 4,900달러대 사상 최고가에는 여전히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번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깊은 낙폭 구간에 머물러 있다.
고래 심리지수, 매수 신호 발신
대형 보유자들의 확신도를 추적하는 AMB크립토의 고래 심리지수는 66을 기록했다. 매체는 이를 강한 매수 신호로 규정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이 지수는 이틀 연속 60선을, 6일 연속으로는 50선을 웃돌고 있어, 이번 매집이 단발성 거래가 아니라 이더리움 최대 지갑들 사이에서 지속되고 있는 흐름임을 시사한다. 이런 흐름은 더 넓은 시장 데이터와도 맞물린다. 별도 ETF 자금 흐름 추적에 따르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8월 5일 하루에만 6,080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고, 이는 주간 기준 약 1억 300만 달러, 최근 5주간 누적으로는 4억 2,400만 달러가 넘는 유입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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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래가 사들이는 건 아니다
이런 매집 흐름에도 눈에 띄는 반례는 있다. 2022년 2월부터 2023년 3월 사이 평균 2,723달러에 ETH를 매수했던 한 장기 보유자가 최근 7,323 ETH를 1,396만 달러에 매도했다. 3년 넘게 보유한 포지션에서 1,900만 달러가 넘는 손실을 확정한 셈이다. 이렇게 물린 장기 보유자가 항복 매도에 나서는 것은 흔히 '약한 손'들이 마침내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는 시장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가격을 더 끌어내릴 수도 있고, 반대로 매집에 나선 고래들이 유통 물량에 대한 지배력을 더 키울 여지를 열어줄 수도 있다.
기술적 지표는 여전히 혼조
ETH는 현재 20일 및 5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자리하며 100일 이동평균선을 시험하는 중이고, SMI 에르고딕 지표는 0.1의 강세 크로스오버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가까운 저항선은 약 2,147달러 부근의 200일 지수이동평균(EMA)으로, 이 매집 흐름이 단순히 바닥을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 더 폭넓은 추세 반전으로 이어지려면 ETH가 이 저항선을 확실히 돌파해야 한다. 현재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56.73%, 전체 크립토 시가총액이 약 2조 3,000억 달러 수준인 가운데, 이더리움의 다음 향방은 매집이 항복 매도를 계속 앞지를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단일 기술적 레벨을 돌파하는지에 못지않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