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비트코인 채굴로 사업을 시작했던 퍼머스가 호주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로 회사의 포스트머니 밸류에이션은 105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지난 4월 55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로 뛴 셈이다.
이번 라운드는 신규 투자자로 합류한 블랙스톤 택티컬 오퍼튜니티스가 주도했고, 역시 처음 참여하는 제인 스트리트도 이름을 올렸다. 기존 투자자인 엔비디아와 코튜는 지분을 더 늘렸다고 crypto.news가 전했다. 이로써 퍼머스가 지난 1년간 유치한 지분 투자액은 30억 달러를 넘어섰다.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뜻이다.
채굴 장비에서 AI 팩토리로
이번 투자금은 퍼머스가 '프로젝트 사우스게이트'라 부르는 호주 내 AI 팩토리 구축 사업에 투입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DSX AI 팩토리 레퍼런스 아키텍처 위에서 구동되는 자체 플랫폼 '하이퍼큐브'다. 회사는 이미 호주에 하이퍼큐브 생산 설비를 세웠고, 지난 6월에는 인프라 구매와 엔비디아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아우르는 협력을 엔비디아와 더 깊게 맺었다. 호주를 넘어 인도네시아에서도 AI 네이티브 고객을 겨냥한 초기 단계 사업을 시작하며 아태 지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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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반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퍼머스의 변신은 상장된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더 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채굴업 특유의 변동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컴퓨팅 수요에 올라타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아이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5년간 약 97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고 엔비디아 GB300 GPU 7만 6,000개를 공급하기로 했고, 코어 사이언티픽은 코어위브와의 계약을 통해 계약 매출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를 쌓았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AI·고성능 컴퓨팅이 사업을 전환한 일부 채굴 기업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연말까지 최대 70%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한 자릿수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비트코인 채굴 업계에 갖는 의미
퍼머스의 이번 투자 유치는 자본이 순수 채굴업에서 AI 인프라로 얼마나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채굴 해시파워의 경제성보다 컴퓨팅 용량과 하이퍼스케일러와의 계약을 훨씬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로 사업을 일군 회사가 AI 전환을 발판 삼아 105억 달러짜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전력 계약과 데이터센터 부지를 AI 워크로드로 돌릴 의지가 있는 채굴 기업들에게 셈법이 얼마나 완전히 바뀌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