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사로 출발해 AI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한 퍼머스(Firmus)가 신규 지분투자로 약 20억 달러를 추가 유치하며 포스트머니 기업가치를 105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불과 몇 달 전 투자 라운드 직후 평가받았던 기업가치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자인 코튜(Coatue)와 엔비디아(Nvidia)가 다시 참여했고, 블랙스톤 택티컬 오퍼튜니티스를 비롯한 블랙스톤 계열 펀드, 미국 퀀트 트레이딩사 제인스트리트(Jane Street)도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9년 시드니에서 설립된 퍼머스는 원래 비트코인 채굴을 사업 기반으로 삼았다가 이후 '에너지 효율형' AI 데이터센터 개발사로 방향을 틀었고, 그 과정에서 CDC데이터센터스, 메가포트,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회사는 지난 12개월 동안에만 누적 조달액이 3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 자금은 호주 전역에 AI 팩토리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사우스게이트(Project Southgate)'에 투입되고 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른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한 초기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Former Bitcoin Miner Firmus Raises $2B More, Doubling Valuation to $10.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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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 업계 전반에서 익숙해진 방향 전환

퍼머스의 변신은 채굴 호황기에 대규모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축했던 비트코인 채굴업체들 사이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들이 갖춘 저렴한 전력, 고밀도 냉각 설비, 넓은 물리적 부지는 컴퓨팅 용량 확보 경쟁에 뛰어든 AI 기업들에게 지금 매우 값진 자산이 됐다. 네트워크 난이도 상승과 얇아진 마진 속에서 순수 채굴 경제성만으로 경쟁하기보다, 일부 전직 채굴업체는 보유 인프라를 AI 호스팅과 컴퓨팅으로 재배치했고, 이런 전환은 채굴만으로는 얻기 힘든 훨씬 높은 기업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

인프라 중심 채굴업체들에 주는 신호

불과 몇 달 만에 기업가치가 두 배로 뛴 퍼머스의 사례는, 전력 계약과 데이터센터 부동산을 보유한 다른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에게도 눈여겨볼 만한 지표다. 이미 여러 채굴업체가 채굴 보상 외에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방법으로 비슷한 AI 호스팅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업계 데이터에서 적자 상태로 운영되는 채굴기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채굴기 수익성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블록 보상과 거래 수수료에만 의존하기보다 물리적 인프라를 AI 워크로드에 맞게 재활용할 수 있는 업체에게 경제성이 점점 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