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당국의 공조 개입 노력이 이어지자 헤지펀드들이 엔화에 대한 약세 베팅을 빠르게 되돌리고 있다. 레버리지 펀드들은 8월 4일로 끝난 5주 동안 엔화 순매도(숏) 포지션을 7만4440계약 줄였고, CFTC 데이터에 따르면 남은 물량은 6만3600계약까지 내려왔다.
한 달여 만에 기존 숏 포지션을 거의 절반으로 줄인 셈이니, 역대 엔화 약세 베팅 청산 중에서도 손꼽히는 속도다.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이번 변화는 엔화 하락을 저지하려는 워싱턴과 도쿄의 공동 안정화 조치에 직접 반응한 결과다.
고금리에 적응 중인 통화
이번 포지션 청산은 일본은행(BOJ)이 수년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다 꾸준히 금리를 올려온 정책 정상화 흐름 속에서 나왔다. BOJ는 지난해 12월 19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 정책금리를 0.75%로 끌어올렸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추가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저금리로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수익성이 그만큼 갉아먹힌다.
아직 남아있는 위험
이번 숏 커버링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캐리 트레이드 익스포저가 남아 있다.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에 아직 떠도는 엔화 캐리 포지션이 약 5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하는데, BOJ가 긴축을 이어갈 경우 추가 청산에 노출될 수 있는 물량이다. 수년간 값싼 엔화 유동성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은 자산들 — 크립토, 신흥국 채권, 레버리지 주식 포지션 — 이 청산 속도가 빨라질 경우 가장 취약한 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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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트레이더들이 주시하는 이유
크립토 시장 입장에서 엔 캐리 청산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값싼 엔화 차입으로 조달된 레버리지 포지션이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를 비롯한 위험자산으로 흘러드는 조용한 유동성 공급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숏 베팅이 계속 줄어든다는 것은 시장이 이 유동성 공급원의 지속적인 위축을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고, 이는 올해 레버리지 크립토 포지션을 둘러싼 변동성 확대에서 이미 어느 정도 확인된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