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규모는 계속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하이퍼리퀴드의 총 프로토콜 매출은 오히려 크게 줄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매출은 2025년 3분기 약 3억57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분기마다 계속 줄어 2026년 2분기에는 약 2억200만 달러로, 43% 감소했다. 그런데도 미결제약정은 7월 13일 사상 최고치인 110억 달러를 기록했고, 30일 무기한선물 거래량은 1780억 달러 안팎에 달했다.

이 엇박자는 수수료가 실제로 어디로 흘러가고 있느냐에서 나온다. 하이퍼리퀴드의 HIP-3 프로그램에서는 HYPE 50만 개(현재 시세로 약 2800만 달러 상당)를 스테이킹한 외부 빌더가 거래소 안에 자기만의 무기한선물 시장을 만들 수 있고, 그 시장에서 나오는 거래 수수료의 최대 절반까지 가져갈 수 있다. 빌더가 개설한 시장은 2026년 초 전체 거래량의 약 2%에서 지금은 절반 가까이로 늘었는데, 이는 하이퍼리퀴드 거래 활동 중 점점 더 많은 부분이 프로토콜로 온전히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a close up of a cell phone with a stock chart on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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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리퀴드가 수익 분배 모델을 만든 이유

HIP-3는 2025년 10월 13일 도입됐으며, 중앙화 거래소들의 상장 경제 구조를 정면으로 겨냥해 설계됐다. 베이스(Base)의 창시자 제시 폴락은 상장만 해주고 “토큰 물량의 2~9%”를 떼어가는 거래소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고, 개발자 제피 유는 이런 관행을 “역겹고 비윤리적”이라고 불렀다. HYPE를 충분히 스테이킹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허가 없이 시장을 만들 수 있게 하면서 하이퍼리퀴드는 그런 게이트키핑을 없앴지만,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의 수수료 수익도 상당 부분 내줘야 했다는 대가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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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장은 한 회사가 장악하고 있다

실물자산(RWA) 계약은 이번 변화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이달 미결제약정이 사상 최고치인 36억 달러를 찍으며 비트코인을 제치고 하이퍼리퀴드에서 가장 큰 시장 카테고리로 올라섰다. 7월 13~19일 한 주만 봐도 RWA 무기한선물 거래량이 250억 달러로 주간 전체 거래량의 52%를 차지했다. 다만 이 성장은 한쪽으로 몰려 있다. 트레이딩 업체 트레이드닷엑스와이지(Trade.xyz)가 HIP-3 미결제약정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집중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7월 22일 드러났다. 한국 주식 종목의 장전 거래가 얇게 이뤄지면서 하이퍼리퀴드의 SK하이닉스 계약이 19% 급락했고, 이는 연쇄 청산을 촉발했다. 결국 트레이드닷엑스와이지가 그 손실을 보전해줬다.

비용 구조도 함께 바뀌고 있다

매출을 만들어내는 데 드는 비용도 함께 불어났다. 매출원가는 2025년 2분기만 해도 총매출의 6% 미만이었지만, 올해 같은 분기에는 18%까지 올라갔고 이 중 1600만 달러는 빌더 코드 수수료를 그대로 전달하는 데 직접 쓰였다. 하이퍼리퀴드는 여전히 거래 수수료의 약 97%를 어시스턴스 펀드(Assistance Fund)로 보내 HYPE를 재매입하는 데 쓰고 있지만, 그 매입 규모조차 줄어들었다. 2025년 3분기 약 2억9000만 달러였던 매입액은 2026년 2분기 약 1억4900만 달러로 줄었는데, 이 기간 펀드는 총 4450만 개에 이르는 HYPE를 소각했다.

HYPE는 현재 55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6월 16일 기록한 고점 약 77달러에서 28% 내려온 수준이다. 이를 유통 물량 기준 수익의 약 16배, 완전 희석 기준으로는 70배 가까운 밸류에이션으로 만든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6월 말 이 플랫폼을 투자자 경보 목록에 올렸고, 스팟 HYPE ETF는 7월 17일로 끝난 주에 약 700만 달러 규모의 첫 주간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미 둔화되고 있던 매출 흐름에 규제와 투자 심리 측면의 역풍까지 겹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