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인도 주식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불 테오리(Bull Theory)의 시장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초 550억 달러 근처까지 치솟았던 인도 주식 순유입액은 이제 거의 제로 수준으로 꺼졌다. 반전의 규모는 뚜렷하다. 5paisa에 따르면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2026년 들어서만 인도 2차 주식시장에서 2조5400억 루피 이상을 이미 회수했고, 이는 2025년 한 해 전체 순매도액인 약 2조4000억 루피를 이미 넘어선 규모다.

이번 매도세가 유독 큰 총액을 남긴 이유 중 하나는 한 번의 급격한 충격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꾸준했다는 데 있다. 패닉에 의한 일회성 탈출이 아니라 몇 달째 이어진 지속적인 매도였다는 뜻이다.

10 Indian rupee bank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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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로 뜯어본 매도 행렬

월별로 보면 3월이 최악이었다. 외국인들은 이 한 달간 약 1조2700억 루피어치 주식을 팔았다. 4월에는 순매도가 약 5080억 루피로 이어졌는데, 이 시기는 서아시아 분쟁과 글로벌 관세 불안이 겹쳐 기관 자금이 다시 달러라는 '안전자산'으로 몰려간 국면이었다. 5월에도 약 5400억 루피가 추가로 빠져나가며 3개월 연속 대규모 매도 행렬이 이어졌다.

루피화라는 또 다른 문제

통화 약세가 이 탈출 행렬에 기름을 부었다. 루피화는 2025년 1월 이후 달러당 약 85루피에서 95루피까지 미끄러졌는데, 이 정도의 하락은 인도 증시 자체가 현지 화폐 기준으로 얼마나 선방하든 상관없이 많은 외국계 펀드의 투자 논리 자체를 갉아먹을 만큼 가파르다. 루피가 약해지면 주식시장이 버텨줘도 달러 환산 수익률은 기계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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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수세가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이런 대규모 유출에도 인도 증시가 무너지지 않은 건 대체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그 공백을 채워준 덕분이다. 이들은 연초 이후 약 1조7000억 루피를 쏟아부으며 외국인 매도분의 90% 가까이를 받아냈다. 이 완충 장치가 지금까지는 조정을 질서 있게 유지시켜 줬지만, 동시에 시장의 안정이 국내 매수세가 계속 나서줄 것이라는 전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추가 충격이 닥쳤을 때 흡수할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를 넓게 지켜보는 트레이더라면, 세계 최대 신흥국 중 하나에서 벌어지는 이 지속적인 자본 이탈을 한국에서 비슷한 속도로 벌어지고 있는 흐름과 함께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이 비슷한 속도로 미국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