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인투자자들이 7월 한 달간 미국 주식을 46억 달러어치 사들였다. 2026년 1월 이후 최대 월간 매수 규모이자 6월 대비 627%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코스피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6월 고점 대비 약 40% 빠졌고, 2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국내 증시로 유입된 신규 자금을 앞질렀다.
이번 반전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최근까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025년 내내 국내 매수 규모는 월평균 약 27억 달러 수준으로 유지돼왔는데, 7월의 월스트리트행 선회는 그 두 배 가까운 자금이 통째로 해외로 방향을 튼 셈이다.
빗나간 반도체 레버리지 베팅
이번 폭락은 5월 27일 한국에 도입된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비롯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신상품이 나오자마자 몰려들어 약 14조 원, 달러로는 94억~97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자금 상당 부분은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7월 들어 두 종목 주가가 급격히 꺾이자 ETF에 내장된 레버리지가 손실을 증폭시켰고, 이는 특정 업종의 조정을 지수 전체로 번지게 해 17년 만에 최악의 월간 성적으로 이어졌다.
개인 자금은 계속 월가로 향한다
이번 흐름은 새로운 현상이라기보다 이미 진행 중이던 장기 추세의 연장선이다. 한국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6월 기준 이미 거의 2,000억 달러에 달했고, 이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을 미국 증시 내 최대 외국인 보유 그룹 중 하나로 만들었다. 부진한 7월 고용 지표에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S&P500은, 사상 최악의 하락폭에 시달리는 국내 시장과 비교해 미국 증시의 매력을 한층 더 부각시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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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흐름에 던지는 시사점
코스피 붕괴와 이에 뒤따른 자본 이탈은 레버리지가 단일 업종의 흔들림을 얼마나 빠르게 시장 전체의 투매로 번지게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국내 시장이 투자자 신뢰를 잃는 순간 그 고통이 얼마나 빠르게 해외 유출 자금으로 전환되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이미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7월의 급증은 국내 시장의 붕괴가 자국 자본이 미국 시장으로 쏠리는 더 큰 흐름을 늦추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올해 통화와 증시 압박에 시달리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