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는 오만과 새로 맺은 항로 합의만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병목 지점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해협의 운명은 아직 나오지 않은 워싱턴의 양보에 여전히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란 당국자들은 재개방이 미국이 테헤란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고, 이란이 이 지역에 대한 '개입'이라고 부르는 행위를 중단해야 가능하다는 조건을 계속 내걸고 있다.
오만과 맺은 이번 합의는 상업 선박이 이란이 통제하는 항로로 페르시아만에 진입해 오만이 통제하는 항로로 빠져나가도록 새로운 항로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협상 관련 보도에서 인용된 이란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란은 별도로 최종 합의가 임박했다는 신호도 보내고 있지만, 통행 관리를 위한 이번 조치가 해협의 실질적인 재개방과는 다른 문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 구분이 원유 시장에 중요한 이유
이란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이 나오자 유가는 곧바로 뛰어올랐다. 세계 해상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이 해협에서 나오는 신호에 원유 시장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트레이더들은 완전한 재개방부터 계속된 통행 제한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몇 달째 가격에 반영해왔는데, 테헤란이 항로 합의는 재개방과 같지 않다고 못 박은 만큼 시장의 가장 낙관적인 가격 반영은 외교 현실을 앞서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전한 걸림돌, 미국을 향한 요구
이란의 조건 중 핵심은 미국이 테헤란에 전쟁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요구인데, 오만이 중재한 항로 합의가 진전되는 와중에도 이 요구가 충족될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 결과 해협은 다소 어중간한 상태에 놓였다. 서류상으로는 상업 선박이 다닐 수 있는 항로가 마련됐지만, 제한 없는 접근이라는 더 큰 문제는 워싱턴과 테헤란 사이의 별도의, 아직 풀리지 않은 협상에 발목이 잡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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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과 부분적 완화가 반복되는 패턴
이번 공방은 2026년 초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이란이 해협을 봉쇄했다가, 이후 미국 당국자들이 상업 선박 운항을 위해 해협이 재개방될 것이라고 발표했던 한 해의 연장선에 있다. 봉쇄와 재개방, 그리고 이제는 이란이 재개방이 아니라고 못 박은 부분적 항로 합의로 이어지는 이 변동성은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몇 달째 유가에 붙들어매 왔다. 워싱턴과 테헤란이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갈등 자체를 풀지 않는 한, 이 프리미엄이 완전히 사라질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