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스트리트가 SEC에 새로 제출한 공시를 보면, 올 초 발을 뺐던 이 퀀트 트레이딩 대기업이 다시 크립토 ETF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6월 30일 기준 포지션을 담은 2026년 2분기 13F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보유액은 약 9억 9,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중 8억 2,800만 달러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는 피델리티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트러스트에 나뉘어 있다. 전체 내역은 제인스트리트 그룹이 SEC EDGAR에 제출한 13F-HR 공시에 담겨 있다.
1분기와 비교하면 이번 증가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제인스트리트는 1분기 매도 국면 당시 IBIT 보유량을 약 2,030만 주(약 7억 9,000만 달러 상당)에서 약 590만 주(2억 2,500만 달러 상당)로 줄인 바 있다. 그런데 2분기 공시를 보면 이 후퇴가 다시 반전됐고, 회사의 전체 비트코인 ETF 익스포저는 다시 10억 달러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섰다.
더 놀라운 변화는 XRP에서 나왔다
제인스트리트가 익스포저를 키운 크립토 ETF 카테고리는 비트코인만이 아니다. 비트와이즈의 XRP 현물 ETF에 대한 이 회사의 포지션은 1분기 말 2만 605주에서 6월 30일 기준 120만 주 이상으로 불어났다. 한 분기 만에 무려 6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제인스트리트는 이 외에도 프랭클린템플턴, 그레이스케일, 캐너리캐피털, 21셰어즈가 내놓은 상품을 통해 소규모 XRP ETF 포지션들도 함께 공시했는데, 이는 이번 확대가 특정 발행사 한 곳에만 국한된 흐름이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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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이라기보다는 마켓메이킹
다만 제인스트리트 같은 회사에서 13F 포지션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이들 ETF의 공인참가자(AP)로서 발행·환매를 통해 ETF 가격을 기초자산과 맞추는 역할을 수행하며, 여기에 고객 및 시장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보유하는 재고 물량까지 더해진 것이 이번 보유액이다. 즉, 반드시 가격에 대한 방향성 베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이 구분은 공시를 제대로 읽는 데 중요한 대목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번 분기 증가 규모 자체는 비트코인과 XRP 양쪽 모두에서 제인스트리트의 데스크를 통해 실제 고객 수요가 흘러들어 왔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더 넓은 기관 흐름의 일부
제인스트리트의 반등은 2분기 크립토 ETF 자금 흐름에서 나타난 더 큰 패턴을 그대로 보여준다. 1분기 조정 국면 당시 여러 대형 보유자들이 포지션을 줄였다가, 가격이 안정되면서 다음 분기에 다시 늘려간 것이다. 제인스트리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블랙록은 이런 조정 국면을 거치고도 비트코인의 투자 논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해왔다. 제인스트리트의 2분기 증가는 적어도 일부 기관 자금이 이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비교적 뚜렷한 신호 중 하나다. 비트코인이 여전히 10월 고점에서 큰 폭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에서 이 패턴이 3분기까지 이어질지는, 11월 예정된 다음 13F 공시 라운드에서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