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저스틴 쑨(트론 창립자)이 월드리버티 파이낸셜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비공개 중재가 아닌 공개 법정에서 계속 진행하라고 판결했다. WLFI가 토큰 계약에 숨겨진 통제 장치를 심어뒀는지가 이번 분쟁의 핵심인 만큼, 절차적으로는 쑨에게 유리한 결과다. 제임스 도나토 연방판사는 쑨 개인의 청구를 공개 상태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사건을 비공개로 돌리려 한 월드리버티 측의 시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쑨은 2026년 4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이 소송(Sun et al. v. World Liberty Financial LLC)을 제기했다. 그는 초기 투자자로서 WLFI 토큰에 4,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이 지원이 프로젝트의 토큰 판매액을 5억 5,000만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이후 양측 관계가 틀어지면서 월드리버티가 공개하지 않았던 계약상 통제 장치를 자신에게 불리하게 사용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Justin Sun Wins Round in Court Fight Over World Liberty's 'Backd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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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어' 의혹의 실체

쑨 측 주장의 핵심은 월드리버티가 WLFI 토큰 계약과 USD1 스테이블코인 양쪽에 숨겨진 블랙리스트 기능을 심어뒀다는 것이다. 그는 이 기능이 팀에게 사전 통보 없이 어떤 보유자의 토큰이든 동결·제한·소각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고 주장한다. 쑨이 직접 밝힌 설명에 따르면, 2024년 9월 처음 배포된 WLFI 계약에는 블랙리스트나 압류 기능이 전혀 없었고, 이 기능은 자신이 투자한 지 11개월이 지난 2025년 8월 24일 버전 2 업그레이드에서 추가됐다고 한다. 거래 시작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쑨은 월드리버티에 이 계약을 통제하는 가디언 계정과 멀티시그를 누가 쥐고 있는지 공개하라고 요구해왔으며, 모든 투자자에게는 자신의 보유 자산을 동결할 권한을 누가 갖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한다.

월드리버티는 이런 구도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토큰 판매 문서에 특정 상황에서의 제한 조치가 이미 명시돼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며, 오히려 플로리다에서 쑨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해 명예훼손 캠페인과 부적절한 자금 이체 혐의를 제기한 상태다. 양측 모두 소셜미디어에서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해온 만큼, 이번 법정 다툼은 이미 상당 부분 대중 앞에서 진행돼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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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 회피 판결이 중요한 이유

이번 소송이 중재가 아닌 공개 법정에서 다뤄지게 됐다는 사실은 이 사건 하나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중재 절차는 대개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WLFI의 계약 통제 장치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열쇠를 누가 쥐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연방법원에서 사건이 진행되면 증거개시 절차를 통해 WLFI가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가디언·멀티시그 구조의 세부 내용이 드러날 수도 있다.

이 다툼에는 WLFI와 트럼프 가문의 관계, 그리고 행정부의 친(親)암호화폐 정책에 대한 쑨의 공개적 지지라는 정치적 무게감도 실려 있다. 이 때문에 통상적인 암호화폐 소송보다 훨씬 큰 주목을 받아온 사건이기도 하다. 쑨의 청구가 이제 공개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인 만큼, 이 소송은 앞으로도 WLFI가 외부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토큰에 대해 실제로 얼마나 큰 통제권을 유지해왔는지를 계속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