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크라켄 이용자들이 경쟁 거래소 HTX와 연계된 지갑으로부터 7.5 USDT를 원치 않게 받은 뒤 계정이 동결됐다고 밝혔다. 본인의 거래 활동과는 아무 관련 없는 자금인데도 컴플라이언스 심사가 촉발된 것이다. 전송액 자체는 사고처럼 보일 만큼 작았다. 보낸 쪽 입장에서는 몇 센트짜리 수수료에 불과했지만, 제재 대상이거나 고위험으로 분류된 주소에서 들어온 입금이면 무조건 계정을 잠그고 심사에 들어가는 자동화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건드리기엔 충분한 규모였다.
이 사태의 배경이 된 수법 자체는 알려진 것이다. 바로 더스팅으로, 수많은 주소에 극히 적은 금액을 뿌리는 방식이다. 보통은 수신자가 그 자금으로 무엇을 하는지 추적해 지갑의 익명성을 벗겨내는 데 쓰인다. 다만 이번 경우엔 성격이 조금 달랐다. 비판자들은 이를 '컴플라이언스 포이즈닝'이라 불렀는데, 수신자가 그 자금을 건드렸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저 전송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계정을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영향을 받은 계좌들에서 동결된 잔액은 최대 42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검증에 들어가자 흔들린 초기 주장
0xZiye로 알려진 한 트레이더가 처음 제기한 주장은, 7.5 USDT 입금 이후 코인베이스가 자금 출처 소명을 요구했고 계정 해지까지 거론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구체적인 부분은 사실과 맞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온체인 분석가 0xMoon이 HTX의 핫월렛을 추적한 결과, 해당 논란이 확산되기 약 12시간 전에 166건의 소액 USDT 출금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중 7.5 USDT짜리 전송은 하나같이 코인베이스가 아니라 크라켄의 입금 주소로 향했다. 어떤 주소도 두 번 받은 곳은 없었는데, 이는 지예의 입금이 이전 검토 과정에서 단순히 누락됐을 가능성도 배제한다.
HTX 측은 0xZiye가 사생활을 이유로 입금 주소 공유를 거부해 원래 주장을 추적하거나 검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0xMoon의 조사 결과가 퍼지자 트론 창립자이자 HTX와 연관된 인물인 저스틴 선은 '포이즈닝' 논란 전체를 조작된 것이라고 일축했고, HTX 역시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절대 없다”고 밝히며 이번 전송을 오해였거나 자사 지갑 활동을 사칭한 제3자의 소행이라는 쪽으로 설명했다.
제재 국면이 만든 합리적 대응
실제로 더스트를 누가 보냈는지와 별개로, 이번 동결 사태는 실재하는 규제 변화가 만들어낸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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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무·영연방·개발부는 2026년 5월 HTX의 전신 브랜드인 후오비 글로벌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자산 동결과 코레스뱅킹 제한 조치를 부과했다. 이 지정 덕분에 크라켄 같은 거래소들은 특정 전송이 악의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 조작된 것인지와 무관하게 HTX 연계 지갑에서 온 입금이라면 컴플라이언스 위험으로 간주할 근거를 갖게 됐다.
바로 이 지점이 이번 사태가 드러낸 더 깊은 긴장이다. 진짜 위험한 거래 상대방을 걸러내기 위해 만든 제재 심사 시스템이, 정작 요청하지도 거절하지도 못한 전송 때문에 무고한 이용자의 계정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낸 것도 거래소의 컴플라이언스 절차가 아니라 온체인 조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