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에 대한 투기적 롱 포지션이 약 480억 달러까지 불어나며 2015년 이후 가장 혼잡한 수준에 도달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주간 트레이더 포지션 보고서를 통해 집계된 수치다. 이 수치는 헤지 목적의 포지션이 아니라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의 방향성 베팅을 반영한 것으로, 상업적 자금 흐름이 아니라 달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순수한 확신을 포착한 셈이다.

이 정도로 쏠린 수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달러의 단기 방향성 자체보다 포지셔닝 리스크에 대한 시사점 때문이다. 거래가 이 정도로 한쪽으로 쏠리면, 반대 방향의 사소한 촉매만으로도 레버리지 펀드들이 동시에 포지션을 정리하려 몰리면서 지나치게 급격한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

Long Dollar Bets Hit $48 Billion, the Most Crowded Sinc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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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를 이끄는 요인들

롱 포지션이 쌓인 배경에는 일부 지표는 여전히 견조한 미국 경제 데이터가 있다. 노동참여율을 비롯한 다른 지표들이 둔화되는 와중에도 그렇다. 여기에 높은 미국 금리가 계속해서 해외 자본을 달러 표시 자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과 다른 주요국 간의 금리 격차는 여전히 통화 포지셔닝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이며, 연준의 정책 경로를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펀드들은 미국 금리가 일부 해외 대안보다 더 오래 매력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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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이 된 쏠린 포지션

이번처럼 극단적인 포지셔닝 수치는 역사적으로 추세를 확인해주는 신호만큼이나 역발상 신호로 작용해온 경우도 많았다. 한쪽으로 심하게 쏠린 시장은 반전되기까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지만, 막상 반전이 오면 그만큼 많은 펀드가 같은 방향에 몰려 있었기 때문에 그 움직임은 더 날카로워지는 경향이 있다. 롱 달러 포지셔닝이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던 마지막 사례인 2015년에는, 이후의 되돌림이 통화시장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트레이더들은 지금도 포지션을 계속 늘려가면서 이 전례를 의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밖 시장에도 지속적인 달러 강세는 나름의 2차 파급 효과를 남긴다. 해외의 달러 표시 채무자들에게는 금융 여건을 조이는 압박으로, 대체로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원자재 시장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번 포지셔닝 극단이 완만한 로테이션으로 풀릴지, 아니면 더 날카로운 반전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나올 몇 차례의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